의료 사각지대 해소 위한 제도 마련 대한노인회 캄보디아지회, 건강검진 프로그램 실시

기사입력 : 2025년 06월 16일

지난 11일 헤브론병원에서 열린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노인회 회원 30여 명이 참가했다._WS▲지난 11일 헤브론병원에서 열린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노인회 회원 30여 명이 참가했다.

대한노인회 캄보디아지회(회장 윤신웅)는 지난 11일 프놈펜 소재 헤브론병원과 협력하여 노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번 검진은 6월 건강의 달을 맞아 그간 정기적인 건강관리에 소외돼 있던 교민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됐다.

30여 명의 참가자들은 이날 프로그램에서 캄보디아 국립병원 평균보다 3~4배가량 저렴한 참가비용으로 혈액 검사, 소변 검사, 흉부 X-ray, 심전도 검사, 치과 검사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종합적인 검진을 받았다.

전체 비용의 90%는 대한노인회와 후원 기업들이 공동으로 지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김기정 브라운 F&B 대표, 윤기섭 전 노인회 감사, 박노학 노인회 고문, 차경희 한캄상공회의소 부회장, 김대윤 한인회 부회장이 후원하고 애터미 캄보디아 법인에서는 교통 지원을 맡아 힘을 보탰다.

2019년 말부터 시작돼 수년간 전세계 사회를 강타했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지 못한 캄보디아 내 고령의 교민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노인회 회원 중 한 명이 췌장암 말기로 별세한 사례로 인해 사전 검진의 필요성과 의료 접근성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제도적·실질적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행사가 추진됐다.

윤신웅 회장은 “고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다. 조기 진단이 이뤄졌다면 삶을 연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이번 행사를 마련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지금도 캄보디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기간 체류 중인 노인 인구가 많다. 코로나19 이후 4~5년 동안 신체검사를 한 번도 받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노인회가 직접 나서서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었다”며 “그동안 한 번도 건강검진을 받지 못해 자신의 질환 여부조차 모르고 지낸 분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통감했다. 이처럼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위해 노인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캄보디아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업을 정리하고 이주한 분들, 혹은 은퇴 후 이곳에 정착한 어르신들이 많은데, 갑작스러운 국경 봉쇄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캄보디아 체류 연장이 어려웠고, 의료 서비스 이용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고령자들이 큰 위협에 노출됐던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노인들을 단지 도움을 받는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활동하고 봉사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노인회 캄보디아지회는 건강검진 외에도 봉사활동과 대외협력 활동을 활발히 실시하여 회원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노인회 회원들과 함께 캄보디아 교민 사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 함께한 헤브론병원의 원목(院牧) 박철순 목사는 검진 당일 병원 내에서 회원들이 보다 원활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장 안내를 도왔다. 그는 이번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대부분 질병은 초기에만 발견되면 치료가 어렵지 않다. 병원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고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향후 정례화되어 매년 두 차례씩 진행된다. 이를 위해 대한노인회 캄보디아지회는 올해 8월 중 헤브론병원과 정식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다./문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