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달 5월 공휴일로 읽는 캄보디아

기사입력 : 2025년 05월 05일

어경절1_WS캄보디아의 5월은 노동자의 권리를 기리는 국제 명절부터 불교 전통 축일과 왕실의 기념일까지 다양한 공휴일로 가득하다. 이번 달 캄보디아에서는 근로자의 날, 비사카 보체아, 시하모니 국왕 생일, 어경절 등 네 가지 주요 공휴일이 이어진다. 뉴스브리핑 캄보디아에서 5월에 있는 각 캄보디아 공휴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1. 근로자의 날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국제 노동자의 날과 동일하다. 근로자의 날은 전 세계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성취를 기념하고 노동 운동의 역사를 되새기는 날이다​. 19세기 미국 노동운동에서 비롯되어 5월 1일을 8시간 노동 쟁취를 위한 총파업의 기념일로 삼은 것이 시초이며, 이후 국제 노동계에서 이 날을 국제 노동절로 지정했다. 캄보디아도 이 전통을 따르고 있으며, 공식 공휴일로 정해 노동자의 권리와 업적을 기리고 있다.
근로자의 날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노동력이 큰 역할을 해온 캄보디아 사회에 특히 의미가 크다. 의류 봉제 산업 등 주요 산업의 노동자들은 이 날을 통해 자신들의 공헌을 인정받고 더 나은 근로 조건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다. 또한 정부 역시 5월 1일을 국가 발전의 주역인 노동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노동 정책의 방향을 공유하는 계기로 삼는다. 근로자의 날은 이처럼 노동계와 정부, 시민이 함께 노동의 가치를 확인하는 화합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2. 비싹 보찌어 (Visaka Bochea Day)
5월 4일은 비싹 보찌어의 날은 캄보디아에서 불교 관련 공휴일로 유일하다. 한국은 ‘부처님 오신날’이라고 해서 부처의 탄생에 초점을 맞추어 기념하는 데 반해 캄보디아는 비싹 보찌어의 날을 기해서 “부처의 탄생, 깨달음 및 열반”을 모두 기념한다. 캄보디아 음력으로는 비싹월 15일 보름인데, 비싹월은 음력 6월을 말하고 양력으로는 대략 4월이나 5월이다. 캄보디아 외에도 태국이나 라오스, 미얀마 등의 테라와다 불교(남방불교/상좌부 불교/소승불교) 권역에서는 이날을 기념한다.

캄보디아 불교도들은 비싹 보찌어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새벽부터 흰옷을 입고 지역 사원과 사당을 출입한다. 이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하루 대부분을 보낸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 꽃, 양초를 가져와 승려들에게 공양으로 바친다. 때때로 방생의식의 일환으로 새를 풀어주기도 한다. 그 밖의 의식으로는 불상 씻기기, 식사 나누기, 승려의 법문 듣기 등이 있다. 불교 신도들에 대해 승려들은 경전을 암송하고 명상 시간을 가지며 부처의 가르침을 전수한다.

3. 시하모니 국왕 탄생일
5월 14일은 현 국왕 노로돔 시하모니의 탄생일로, 국왕은 올해로 만 72세 생일을 맞는다. 캄보디아의 국왕 생일은 입헌군주국의 국가 원수를 기념하는 중요한 국경일이다.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은 1953년 5월 14일에 태어나 2004년 왕위에 오른 후 현재까지 재위 중인 군주로서, 그의 생신일을 통해 국민들은 왕의 평화로운 통치와 문화 발전에 대한 공헌을 되새긴다. 원래는 3일 간의 공휴일이었으나 2020년부터는 하루로 대폭 축소됐다.

국왕 탄생일은 단순한 축하일을 넘어 국민적 단결과 왕실에 대한 존경을 확인하는 날이다. 캄보디아 국민에게 국왕은 국가의 안정과 전통의 상징이기에, 그의 생일 경축 행사는 곧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정부는 국왕 생일을 맞아 전역에 평화와 발전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국민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다.

4. 어경절(Royal Ploughing Ceremony)
어경절은 캄보디아 전통역법 달력인 ‘짠끼떽’에서의 여섯 번째 달인 ‘위싸’에 열리는 행사로, 매년 우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4~5월경에 개최된다. 올해에는 5월 15일에 열린다. 어경절은 전통적인 쌀 재배 시즌의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고대 왕실 의식이다. 캄보디아에서는 매년 지방을 바꿔가며 국왕이 몸소 납시어 이날 쟁기질 의식을 주관하는데, 올해는 프놈펜 북쪽에 위치한 쯔바엄뻐으 지역에서 진행된다.

캄보디아에서 왕실 어경절 의식은 일반적으로 군주 또는 지명자가 주재한다. 때때로 군주 자신이 의식에 참여해서 두 마리의 신성한 소가 쟁기질을 하도록 부리기도 한다. 왕이 농사를 시작하는 첫 번째 사람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식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일구는 단초가 된다. 소가 땅에 고랑을 갈면 뒤따르는 왕비의 대역이 쌀 종자를 뿌린다. 이렇게 세 바퀴를 돌아서 쟁기질을 마치면 소에게 쌀, 옥수수, 콩, 참깨, 갓 자른 풀, 물, 술 등의 먹이가 제공된다. 이때 소가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그해 쌀 수확이 풍년일지 아닐지를 예측한다./문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