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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사료로”, 온실가스와 식품 안전에 도전장을 내민 현지 스타트업
▲일꾼이 사료를 섞고 있다. 아메리카동애등에(BSF) 유충은 유기 쓰레기를 먹고 성장한다.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해 가축 사료를 만드는 스타트업 GrubFeeds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캄보디아의 목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쓰레기를 사료로”라는 모토를 가진 이 회사는 유기 쓰레기를 사료로 만들어 농가에 공급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감소와 국가 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쓰레기 매립장의 음식물쓰레기와 기타 유기 폐기물 등이 부패하며 방출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가스 효과가 80배에 달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GrubFeeds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곤충 사육이다. 아메리카동애등에(BSF, Hermetia illucens)가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얻는 분변은 비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고, 유충과 번데기는 고단백 가축 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아메리카동애등에의 짝짓기를 위해 마련된 장소
문제 대응
2050년 전 세계 기대 인구수는 거의 100억 명에 달한다. 그에 따라 성장할 축산, 양식업의 단백 사료 수요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GrubFeeds의 타파스 쿠일라 대표는 전통적으로 사용된 대두와 어류 단백 사료만으로는 미래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우리가 주로 주목하는 ‘식품 안전’ 이전에, 우리가 먹는 가축의 ‘사료 안전’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축 사료에 사용되는 어류는 상업 어업 외의 부수 어획물인데, 어류 남획, 불법 어획, 기후 변화 등으로 감소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자원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곤충 단백과 식물성 단백이 주목받고 있다.
GrubFeeds가 생산하는 상품은 BSF 유충, BSF 사료, 그리고 BSF 기름 등이다. 이 중 BSF 사료와 기름은 유충을 가공해서 만들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유충의 분변은 퇴비 생산의 중요한 원료이기도 하다.
▲가공되기 전의 시장 쓰레기
가공 과정
아메리카동애등에를 이용한 유기 쓰레기 처리는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이다. 아메리카동애등에 유충은 시장, 공장 등에서 생산된 갖가지 유기 쓰레기를 섭취하며 성장한다. 이 유충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경사진 면을 오를 수 있는데, 타파스 대표는 특정 각도로 지어진 사육 우리의 경사면 끝에 도달한 유충을 골라 상품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BSF 사료와 기름은 농가와 기업 등에 공급되어 대두와 어류를 대신하는 고단백, 고지방 사료가 된다. 또한, BSF 기름은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의 중요 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메리카동애등에의 한살이. 유충은 빠르게 성장해 45일 만에 성충이 된다.
생활 양식의 개선
GrubFeeds는 재정적,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넘어서, 현지 농가에도 유의미한 도움이 될 방법을 찾고 있다. 그것은 바로 농가에서 직접 유충을 사육하는 것인데, 타파스 대표는 “쓰레기는 어디에나 있고, 끝없이 생산된다”라며 모든 일을 다 회사가 짊어지기보다는, 유충을 농가에서 분산 사육하고 다 성장한 유충을 회사에서 구매해 마지막 가공을 하는 방안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타파스는 현지 농가과 계약을 체결해 쓰레기를 이용한 곤충 사육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이 방안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면 농부들이 한 달에 200에서 300달러 이상의 추가 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산 사육 모델이 농가뿐 아니라 농기업 혹은 협회의 규모에 적용되면 더욱 효율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꾼이 아메리카동애등에 유충과 유기 쓰레기를 분리하는 체장을 청소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의 성장
GrubFeeds는 성장을 거듭하며 생산 능력과 시장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회사의 “쓰레기를 사료로” 모델의 성공은 이들이 다음 단계를 향해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현재 GrubFeeds는 매일 300~400㎏의 유기 쓰레기를 처리하며, 매월 약 2톤의 유충을 생산한다. 하지만 이들의 목표는 매월 100톤의 BSF 사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는 매일 60~100톤의 쓰레기를 가공해야 한다.
▲아메리카동애등에의 분변은 토양 건강과 식물 성장에 훌륭한 유기 비료이다.
세계 최대 양어용 사료 생산 회사인 Biomar는 2022년 기준 연간 24만 톤의 어류를 소비한다. 타파스는 “Biomar사가 소비하는 것의 1%만이라도 대체하려면 매년 2,400톤의 BSF 사료가 필요하다”라며 이 목표에 달성하려면 경제적이면서도 큰 규모의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GrubFeeds는 민간 기업, NGO 등과 연계하며 투자를 유치해 회사와 사료 생산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GrubFeeds의 장기 목표는 글로벌 지속가능한 사료 시장에 자리매김하고, 환경을 파괴해 자원을 얻는 현재의 식품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회사는 캄보디아 시장을 벗어나 수출 시장까지도 내다보며 전 세계 인구 증가, 기후 변화 등의 문제와 정면승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GrubFeeds의 상품. BSF 기름, 사료, 말린 유충, 분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