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스리위자야 왕국을 거쳐간 혜초

기사입력 : 2013년 05월 06일

우리나라 불교 신자들은 혜초 스님의 인도행 발자취를 매우 궁금해 하고 있는 것 같다. 오래전 방송에서 그 분의 여행경로를 추적하는 프로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 경로가 육로와 해로를 겸해 갔을 것으로 추정한다면 중국을 지나 동남아를 배로 가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중국 내륙지방의 사막을 거쳐 산으로 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혜초 스님은 동남아를 거쳐 지나는 경로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 싱가폴을 지나고 되고 수마트라(Sumatra)를 지나 인도양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마트라는 그 당시 자바지방과 달리 강력한 세력을 가진 스리위자야(Sriwijaya) 왕국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한다. 주변의 크고 작은 세력들은 스리위자야의 속국으로 살아갔다는 것인데 지금의 아체(Aceh)와 말라카(Malaca), 조호르(Johor) 왕국은 물론 캄보디아(Cambodia)와 시암(Siam), 즉 태국까지 세력을 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인도네시아 역사책의 기록으로 보면 8세기 쯤이 된다. 그런데 요즘 어디가 스리위자야 수도였는지를 놓고 설전이 많이 일고 있다. 그 이유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방자치 제도를 활발히 전개하기로 하자 각 지방 관청이 경쟁적으로 관광자원 개발을 하려고 서두르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현상이긴 하나 졸속으로 역사 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을 까 우려되기도 한다.

그 중 제일 첨예하게 대립되는 곳이 스리위자야 왕국의 수도위치다. 그러나 대략 수마트라 남부지방이라고 정해 졌으니 우리 같은 외국인은 별로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그 역사의 흔적을 살펴보려면 어디를 가야 하는지 헷갈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빨렘방(Palembang)이라고 한다. 그러나 혹자는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잠비(Jambi)라고도 하며 뻐깐 바루(Pekan Baru)를 근거지로 보는 견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빨렘방에서 1개의 작은 불상과 1개의 작은 마상(말 모양)을 발견했다고 한다. 발견된 불상은 아주 작은 것으로 높이가 5센티 정도밖에 되지 않고 넓이가 2.7센티에 불과한 좌상의 부처 모습이라고 한다. 하여간 이 발견으로 스리위자야 왕국의 위치 논쟁이 일단락 지어지게 되었는데 빨렘방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조상들은 돌로 유적을 남긴 것이 별로 없어 사실 규명에 애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지역은 유난히 불교적 유적이 많이 있는 것이다. 여하튼 전설속의 스리위자야 왕국의 위치가 알려졌으니 이에 따른 수많은 연구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참 좁은 것이 앙코르 사원에도 일본어로 쓴 글이 남아 있다. 아마 천축을 가려던 일본인 승려가 남겨 놓은 듯하다. 앙코르를 천축으로 착각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