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호의 국립소아병원에서 드리는 편지] 열한 번째 편지 ‘쭘응으 러벵/에이드, TB/HIV’

기사입력 : 2023년 12월 19일

서정호 칼럼 메인33

오늘은 ‘‘국립어린이병원 결핵/에이즈과” 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열한 번째 편지의 제목은 ‘쭘응으 러벵/에이드,  TB/HIV’ 입니다.

먼저 저희 병원의 한글 이름을 ‘국립어린이병원’으로 바꾸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KOICA 에서 새 건물 건축 사업의 파트너로 고려대 의료원을 선정하였습니다.

프로젝트 정식 이름은 ‘캄보디아 국립어린이병원 내과계 병동건립 및 의료인력 역량 강화 사업’으로 결정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이 사업을 통해 더 나은 환경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립어린이병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아무 이유 없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저를 불러서 밥을 사주시는 캄보디아 의사 선생님 한 분이 계십니다.

거의 항상 밥값을 내 주시면서 이런저런 캄보디아 이야기도 해 주시는 이 분의 성함은 Dr. Ung Kimheng선생님이시고 저희 병원 영상의학과 초음파 전문의이십니다.

이분이 왜 아무 이유 없이 제게 친절을 베푸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 단기 연수를 다녀 오셨다는 말씀을 가끔씩 하시는 것을 보면 그 때 받으신 빚진 마음을 저에게 되돌려 주시는 것이 아닐까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Dr. Ung Kimheng 선생님은 모임 때마다 항상 은퇴하신 의사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시는데, 저희 3명은 나이와 국적은 달라도 이제 서로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은퇴하신 선생님이 오늘 말씀 드릴 결핵/에이즈과에서 일하셨던 분이기에 저는 오늘 글을 쓰는데 필요한 정보를 이 분께 여쭈었습니다.

이분 말씀이 캄보디아에서 결핵과 에이즈 관련해서는 두 정부 기관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는 ‘CENAT’이고 다른 하나는 ‘NCHAD’라고 하셨습니다.

CENAT는 저에게도 익숙한 기관입니다. 이는 영어로 ‘National Center for Tuberculosis and Leprosy Control’이라고 부르고 프랑스어의 약자가 CENAT입니다. 우리 말로는 국립 결핵(Tuberculosis) 및 한센병(Leprosy) 센터 정도가 될 듯 합니다. 몇 년 전에 대한결핵협회에서 Stop TB project라는 것을 할 때 주로 이곳에서 회의를 하였기에 저도 안내차 한 번 동행한 적이 있습니다. 위치는 BKK1, 모니봉 도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결핵이 의심될 때 CENAT에 가시면 객담 내 결핵 유전자 검사(Gene Xpert)라는 것을 통해 결핵 유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진단이 내려지면 무료로 결핵약도 받을 수 있습니다. 결핵과 에이즈는 국가가 관리하는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감염병이므로 모든 분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해 드리기 때문입니다.

한편 NCHAD는 ‘National Center For HIV/AIDS, DERMATOLOGY AND STD’의 약자입니다. 전통적으로 피부과(Dermatology)와 비뇨기과는 함께 진료하는데 그 이유는 성병(STD, Sexually Transmitted Disease, 성매개 감염) 때문입니다. 성병의 증상, 특히나 매독 같은 경우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매개 감염이 의심될 때 피부과에 가셔도 되고 비뇨기과에 가셔도 됩니다.

캄보디아에서 피부과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안/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인 ‘엉두엉 병원’에도 피부/비뇨기과에 준하는 피부/성병과가 있습니다. 크메르어로는 피부병은 쭘응으 싸으스바엑, 성병은 쭘응으 까마록 이라고 합니다.

NCHAD 위치는 프랑스 대사관 앞 6번 도로로 가는 일본 다리(스삐은 쯔로왁 쩡봐) 건너서 위치해 있습니다.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이곳에 가셔도 되지만 웬만한 국립병원에는 에이즈 치료 센터가 다 있기 때문에 굳이 멀리 가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결핵은 언제부터 캄보디아에 생겨났는지 모르지만 에이즈의 경우 크메르 루즈 기간 후의 불안정한 시기에 들어온 UN 평화 유지군(UNTAC)를 통해 처음으로 전염되었다고 합니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캄보디아는 우리 나라를 포함한 주변 여러 나라들과 함께 그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핵과 에이즈 둘다 지속적인 약물 복용 및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약만 잘 복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질병이므로 희망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최근에 간접적으로 경험한 에이즈 환자가 한 분이 있어서 간단히 나누고자 합니다. 60대 캄보디아 남자분으로 몇 달에 걸쳐 자주 아프고 체중도 많이 빠지고 식사도 못하고  거의 정상 생활이 어려웠습니다. 여기저기 다녀봐도 어디가 아픈지 알지 못해 답답해 하여 헤브론 병원에 오셨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자세히 병력을 물으시고 바로 HIV검사(에이즈를 진단하는 혈액 검사,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를 하셨고 양성이 나와서 에이즈 의심하에 치료 센터로 안내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 국립어린이병원에도 결핵/에이즈 치료과가 있습니다. 프랑스 적십자사 지원으로 2007년에 만들어졌고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결핵/에이즈과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다음 번에는 저희 병원 이비인후과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병원 관련 문의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캄보디아 KOICA 의사 서정호 올림 ( 011 944 511, 텔레그램, 카톡 모두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