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창문을 열고] 하나되는 한인사회

기사입력 : 2023년 11월 06일

(2022년 12월 23일 연재 칼럼)

연말이 북적북적하다. 그만큼 정신없는 12월을 보내고 있다. 숨죽인 듯 조용했던 코로나가 작년부터 ‘곧 끝이다 끝이다’ 했지만 지지부진했던 이별이 이제는 깔끔해진 기분이다. 오랜 연인과 헤어지다보면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잘 끊어내지 못하는 그런 것처럼 코로나는 좀처럼 우리를 떠나지 않았다. 물론 한국도, 캄보디아도 재유행 조짐이 보이지만 더 이상 우리의 일상을 멈추는 파급력은 없어진지 오래다.

이에 맞춰 교민 사회가 다시 활기를 찾아가면서 멈췄던 행사들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교민의 눈과 발이 되어 생생한 현장을 담아내려 노력하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취재행이다. 덕분에 지면은 그 어느 때보다 꽉꽉 알차게 채워지고 있다. 부족하나마 불러주시는 곳마다 열심히 다녔던 것을 기억해 주시는 감사한 분들께서 이제 알아서 기사 내용을 먼저 보내주시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한인회, 대사관일 누가 관심 있냐고. 진짜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전하는 것이 언론의 기능 아니냐고 말이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소위 말하는 ‘저~ 높으신 분’들의 이야기가 우리의 실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냐는 논리다.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언론의 기본까지 갈 것도 없이 한인회, 대사관, 각 한인 협회, 유관기관들의 상호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교민 사회를 침체되고 직격타를 입는다. 교민들은 한인회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잘하면 잘한다 칭찬하고, 못하면 못한다 쓴소리도 해야 한다. 그게 캄보디아에 사는 한인으로서 의무다. 관심이 있어야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할터니.. 나와 상관없는 행사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다음번엔 작은 모양으로라도 꼭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 자신이 속할 수 있는 단체가 있다면 먼저 문을 두드려 보시는 것도 좋다.

혼자서는 힘을 발휘 할 수가 없다. 그러나 한인들이 똘똘 뭉치면 타지에서 살아가는 어려움들을 하나씩 해소할 수 있다. 힘이 막강해지면 캄보디아 정부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큰 힘을 키워나가는 노력은 사실 다른 것이 아니라 깊은 신뢰에서 비롯된 결속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한인 사회가 그런 힘을 발휘 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