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최대의 명절 ‘프춤번’ 2021년은 어떤 모습일까

기사입력 : 2021년 10월 04일

과거현재 프춤번

10월 5일부터 7일까지는 캄보디아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프춤번’이다. 프춤번은 가족 친지들이 모여 돌아가신 조상들과 친척들에게 음식을 바치는 날로 정해진 공휴일은 3일이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은 15일 동안 절을 찾고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이나 어른들께 선물이나 돈을 드린다. 프춤번의 15일은 보름달이 뜨는 날부터 그믐날까지이다. 이렇게 점점 어두워지는 시기를 프춤번으로 정한 이유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이 때 지옥문이 열리며 구천을 떠도는 조상들이 밥을 얻어먹으러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프춤번 기간 동안 캄보디아 사람들은 돌아가신 조상들과 친지들에게 음식을 바치기 위해 절을 찾는다. 전통에 의하면 15일 동안 절 7군데를 찾아 스님들에게 음식을 공양하고 법문을 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절에서 스님에게 공양하는 음식이 조상들에게 직접 전해진다고 믿고 있다. 또한 새벽 4시경에 절 바닥에 주먹밥을 뿌리는 ‘버 바이 번’의식을 치르기도 하는데 이는 업보가 많아 지옥에 가버린 그런 조상들에게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의식이다. 또 이 시기에 모든 절에서는 ‘뿌운 프놈 크쌋’ 이라고 하는 모래산 쌓기 의식을 행한다. 이는 무릎 높이만큼의 모래산을 5개 정도 쌓고 그 위에 향을 피우며 옆에 준비된 함에 돈을 넣는 의식이다. 이 의식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그 동안 쌓아온 업을 씻기 위함이다.

‘으로압 받’이라는 의식도 불신자들이 프춤번과 같은 명절에 절에 가서 꼭 행하는 의식이다. 이 의식은 도시락 통에 준비한 밥을 한 번에 한 숟가락 씩 스님들이 밥을 먹는 그릇에 덜며 조상들의 이름을 읊으며 조상들을 기리는 의식이다. ‘으로압 받’이라는 말도 ‘으로압 – 세다’ , ‘받 – 스님들의 밥그릇’ 이라는 말로 이루어져 있다. 프춤번이 되면 절 안에 스님들이 밥을 먹는 곳에 그릇이 여러 개 준비되어 있는데, 이 때 신자들은 자신이 준비한 밥을 한 숟가락 씩 덜며 부모, 조부모 등 7대까지의 조상들의 이름을 외우며 조상들의 행복과 후세의 안녕을 기린다. 한 숟가락을 덜 때 조상의 이름 한 명을 부르는데 자신이 준비한 밥을 모두 다 덜 때까지 불러야 한다. 이렇게 모든 밥들은 스님들의 식사용으로 사용되고 양이 너무 많으면 절에 거주하는 아이들이나 가난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프춤번은 아주 종교적인 명절로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에는 일부 사원에서는 이승을 찾아오는 정령들과 불교도들을 환영하기 위한 행사를 열기도 했다. 특히 프놈펜시로부터 40km 떨어진 껀달 주에 위치한 뷔히어 쑤어 사원에서는 매년 프춤번때마다 물소경주, 씨름 및 각종 행사를 열며 사람들을 모으며 프춤번에 꼭 방문해야 하는 사원으로 유명하다.

사원 방역▲ 지난 27일 돈펜 구에 위치한 사라완떼쪼 사찰에서 소독 활동이 실시되고 있다.

올해 프춤번은 그동안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원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퍼지자 정부는 9월 22일부터 10월 6일까지 15일간 지키는 ‘깐번’을 4일차부터 중단하라고 발표했다. 프춤번 기간 시점부터 캄보디아 코로나19 일일확진수가 2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정부는 모든 종교 모임 금지령을 긴급하게 내렸다. 프춤번을 열흘 가량 앞둔 지난 28일 약 150개소 사원에서 승려, 비구니 등 사원 관계자 14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프놈펜 문화종교청은 150개 사원 9천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정부는 23일 깐번 4일차부터 15일째 가장 큰 축제인 프춤 톰(프춤번 당일) 축제를 중단하다는 공문을 발표하며 2번째 조항에 사원 내 승려에게 공양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관할 당국에 각별히 안내했다. 프춤번 축제 취소 발표에 각 사원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신규 개설해 공양하는 방법과 계좌이체를 통해 온라인으로 시주하는 방법을 게시하고 있다.

KakaoTalk_20210930_082506441▲각 사원은 프춤번 행사 취소로 인해 비대면 공양을 받기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신규 개설했다.(화면캡쳐)

일부 사원은 정문 앞에 마스크 착용을 한 사원 관계자가 체온 검사, 손 소독제 비품을 구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양을 할 수 있는 간이 시설을 설치했다. 출입을 허용한 사원의 경우 한 번에 2명 이상 들어갈 수 없으며 짧은 시간 내에 공양만 하고 돌아가야 한다.

고향을 찾는 발길도 줄어들 예정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심각한 지역을 봉쇄하면서 주(州 )간 이동이 불가능 하지는 않으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브리핑캄보디아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