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프놈펜에서 푸꾸옥 섬가기 (하) (feat. 두딸아빠의 정신승리기)

기사입력 : 2018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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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가는 길과 오는 길 여정만 적으려고 했으나 글을 쓰고 보니 이건 여행기가 아니라 고난과 시련의 성지순례를 써놓은 듯 하여 즐겁고 신났던 3일간의 푸꾸옥 여행기를 간략하게 적어봅니다.

푸꾸옥 관광 1. 야시장 구경
푸꾸옥 야시장은 어느 동남아 지역의 야시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캄보디아보다는 물가가 싼 편이었습니다. 이미 장시간의 여정으로 4명 모두 뱃가죽과 등가죽이 서로 붙어 앉아 쎄쎄쎄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야시장 안에서 가장 처음으로 보이는 해산물 식당으로 들어가서 새우 튀김, 가리비 구이 등등 6~7가지 정도 음식과 맥주를 시킵니다. 잘 먹고 나서 계산을 하니 620,000동 미화로는 약 26달러정도 나왔습니다. 자비로운 나라입니다.

dy푸꾸옥 관광 2. 빈펄 랜드 (사파리, 놀이동산, 아쿠아리움, 워터파크)
동남아 최대라고 하는 빈펄 사파리는 관리도 잘되어 있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국내, 국외 관광객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땡볕에서 돌아다니시기 힘드니 VIP투어를 강력 추천 드립니다. 최대 7명까지 탈 수 있는 카트를 이용하며, 비용은 90,000동 (약 40불) 입니다. VIP서비스에는 Lemur(여우원숭이) 먹이주기나 코끼리 먹이주기가 포함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매우 좋아합니다.(약 2~3시간 소요)

빈펄 랜드의 놀이기구는 140 센치를 기준으로 어른용과 아이용으로 나뉩니다. 키를 크게 키우셔서 데리고 가야 같이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인어공주쇼가 돋보이는 아쿠아리움도 빼놓 수 없습니다. 워터 파크는 빈펄랜드 안에도 있지만 우리가 묵었던 빈 오아시스 호텔에는 따로 워크 파크가 있었습니다. 빈펄랜드, 워터파크 내 모든 놀이기구는 입장 후 무제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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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나게 놀았으니 다시 한번 긍정 에너지를 가득 채우고 프놈펜으로 출발합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오는 길이 신라면 정도였다면 가는 길은 핵 불닭볶음면 입니다. 3배는 더 화끈합니다!

1. 터미널 도착
호텔에서 여객서 터미널까지는 차로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8시 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아침 6시 반에 호텔에서 나옵니다. 눈도 못 뜨는 아이들은 들쳐 업고 피난 가는 느낌을 생각하시면 비슷합니다.
SUPERDONG이라는 이름의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첫날 우리가 배를 놓치지 않았다면 바로 이곳이 우리가 도착했었어야 되는 터미널이었다는 것을요. (푸꾸옥 여행기 상편 참조) 이 좋은 길을 두고 그 험한 길로 돌아왔지만, 어째든 늦게라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터미널 입구에서 여객선을 타는 곳 까지는 약 500미터정도 되며, 유료 셔틀이 다닙니다. 어른 1명당 10,000동이니, 짐이 많다면 추천 드립니다.

2. 쾌속선 탑승
우리가 타고 가야 할 SUPER DONG 6호 생긴 것부터 올 때 탔던 배와 다르게 날렵하게 생겼습니다. 겨우 1시간 20분이면 하티엔에 도착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푸꾸옥-하티엔 구간은 하루에 총 4번의 쾌속선이 운항하며, 쾌속선은 바다를 수평으로 보는 반지하 같은 일반석과 비즈니스 서 같은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좌석은 큰 차이가 없으나 보는 뷰가 달라서 인지 2층이 100,000동 더 비싸더군요. 자본주의의 정직함을 새삼 느낍니다.
TIP: 뱃시간은 종종 바뀌므로 웹사이트에서 시간표를 참조하시고 가시면 좋습니다
(http://superdong.com.vn/dich-vu/tuyen-phu-quoc-ha-tien-ha-tien-phu-quoc/)

3. 하티엔 도착
터미널에 내려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인 찰라! 입구에서 처음에 우리를 데려다 주었던 기사님이 딱 하니 대기 중 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기특한 일을 한 번씩 해줘서 이 여행사에 화를 낼 수가 없습니다. 저보다는 확실히 고단수 입니다. 벤은 먼저 하티엔 시내에 있는 여행사 사무실로 갑니다. 여행사 여직원은 푸꾸옥으로 갈 때 페리 입구에서 우리를 맞아주던 아가씨!! 반가웠던 그 아가씨가 말합니다.
“프놈펜 가는 버스는 12시 반에 있어요. 12시반까지 놀다가 오세요”
“WHAT? 그때까지 뭐하고요?”
“알아서….”

일단 공복이 되면 마누라님이 더 성격이 포악해 질 수 있으니 급히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하티엔에는 다행이 캄보디아 말을 할 수 있는 식당이나 가게가 좀 있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여 배를 채워 주니 더 이상 혼나지 않아서 좋습니다. 여행사 사무실에 지루한 시간을 보낸 후 12시 반 다른 외국인들과 함께 벤을 타고 국경으로 갑니다.

4. 국경 수속
국경 수속은 지난 번 베트남 들어올 때와 완벽하게 같습니다. 여전히 출국에는 따로 검사를 하지 않지만 국경을 나가는 길에 검문소에서 여권을 검사 합니다. 또 다시 캄보디아 입국 수속. 이렇게 걸어서 국경을 넘는 건 3면이 바다고 위로는 북한이 있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상당히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물론 체력이 남아 있다면요.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면 국경 밖에 응답하라 1988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쌍용 이스타나 봉고차가 대기 하고 있습니다. 세월을 직격으로 맞은 외관과는 다르게 깔끔하게 새로 리모델링한 의자시트가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아..이걸 타고 프놈펜으로 가는구나.. 삼가 고엉덩이의 명복을 미리 빌며, 최대한 공손하게 엉덩이를 붙입니다.

5. 프놈펜으로 출발
차는 깹을 지나고 캄폿으로 갑니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지요. 이스타나는 캄폿에 있는 여행사(올 때 들렸었던 바로 그 여행사 사무실)에 2시 15분쯤 도착합니다. 여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좋은 소식은 더 이상 이 이스타나를 타고 엉덩이가 분노의 질주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쁜 소식은 캄폿에서 프놈펜 가는 버스는 3시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프춤번 기간이 아니라도 이 루트는 변동이 없어 보입니다. 캄폿에서 푸꾸옥 혹은 베트남을 넘어가는 웨스턴들이 많기에 보통 프놈펜에서는 이 루트를 이용하게 되는 듯 합니다. 올 때도 캄폿에서 프놈펜 가는 여행자들은 태워 가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으면 큰 버스로 적으면 그냥 일반 봉고차로 이동하는 듯 합니다. 이후에 여행사와 확인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프놈펜 강변에서 7시반에 출발 -> 하티엔으로 가는 사람이 많다면 3번국도에서 31번 국도로 빠져서 바로 국경으로 도착 (4시간 소요)
사람이 많지 않다면 깜폿으로 가서 다른 일행들과 함께 하티엔으로 출발 (약 5시간 소요).
국경 수속 1시간 소요 후 1시 50분 쾌속선을 타고 푸꾸옥으로 출발. 15시30분 푸꾸옥 도착
이렇게 일정이 짜여 진다고 합니다.

6. 프놈펜 도착
이제 이 긴 여정의 용두사미 같은 마무리를 지어봅니다. 3시 반 대형 버스가 여행사 입구로 옵니다. 모두들 올라타니 자리가 부족해 몇 명은 통로에 간의 의자를 놓고 앉아서 갑니다. 서양인들의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참 좋습니다. 죽은 듯이 자고, 자다 깨서 놀고, 놀고 나서 먹고, 그러다 보니 7시 30분 드디어 우리 집 프놈펜에 도착합니다. 호텔에서 나온 시간부터 총 13시간이나 걸린 여정입니다. 다행이 아이들 모두 즐겁고 씩씩하게 따라와줘서 마음이 한결 가볍네요. 긍정적이고 밝은 아이들로 키워준 아이들 엄마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또 남편의 무모한 결정에도 군소리 없이 따라와주고, 힘든 여정에도 항상 밝은 분위기로 만들어 준 제 아내에게 한번 더 감사합니다. 옆에서 보고 있어서 이러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저희는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푸꾸옥 섬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긴 왕복 여정의 그 고생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즐거웠고 멋진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루트는 아니고 좀 더 경제적이고 힘들지 않은 다른 루트겠지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박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