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단속과 교육

기사입력 : 2016년 12월 21일

길이 막혀서 웬일인가 했더니 경찰이 오토바이를 단속하는 중이었다. 경찰이 헬멧을 쓰지 않은 오토바이 운전자를 도로 옆으로 인도하며 교통 안내를 하고 있었다. 프놈펜 시내에서 수년간 지속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는데도 헬멧 미착용 운전자가 간간히 눈에 띈다. 전에는 오토바이 운전자만 헬멧을 쓰면 됐었는데 이제는 동승자의 헬멧 착용도 의무화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오토바이 뒤에 타는 사람 중에는 헬멧 착용자가 많지 않다. 대부분 오토바이를 이동 수단으로 하기 때문에 강력한 단속을 하기도 어렵다.

요즈음에는 차량 과속 단속도 시행한다. 캄보디아에 처음으로 스피드건이 등장해서 과속 차량을 단속하는데 시내 주행 규정 속도가 40km라 프놈펜 시내에서는 단속에 적발되는 차량이 매우 많다고 한다. 또, 야간에는 시내 중심가 부근에서 종종 음주 단속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안전벨트 미착용 단속도 하는데, 이것도 캄보디아에서는 최근에야 시작되었다. 시내 외곽 지역이나 교통이 번잡하지 않는 곳에서는 도로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경찰들이 떼 지어 서서 차량과 운전자를 체크하는 풍경도 종종 눈에 띈다. 세금 미납 차량이나 미등록 차량, 무면허 운전자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지방에서 프놈펜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 곳곳에서는 경찰이 지키고 서서 과적 차량을 단속한다. 대낮에 대형 트럭이나 인원이 초과한 승합차 등이 시내로 들어오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가만히 지켜 서서 보면 그것이 별로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운전자가 창밖으로 몇 천 리엘만 내면 그냥 통과시킨다. 수납 영수증을 끊어 주지 않는 걸 보면 돈만 받고 눈감아 주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캄보디아에 돌아다니는 트럭들 대부분은 짐받이를 개조해서 짐을 최대한 많이 싣고 다닌다. 차를 장만하면 짐받이를 높이고 현가장치(스프링)를 덧대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 있다. 도로가 금세 망가지는 주요 원인이 된다.

차량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것에 맞춰서 도로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특히 프놈펜 시내가 그렇다. 주택가 골목은 많은 곳이 비포장으로 남아 있지만 적어도 시가지 간선 도로는 몇 년 사이에 다 포장되었다. 일부 지역에는 고가도로도 건설되고 있다. 가로등이 설치된 도로도 크게 늘어났다. 일부 간선도로에는 도로 중앙에 차단벽을 설치해서 반대 차선까지 맘대로 넘나들며 달리던 오토바이가 크게 줄었다. 프놈펜 시내에서 무엇보다도 많이 늘어난 것은 신호등이다. 방향별 동시 신호가 곳에 따라 개별 신호로 바뀌어 사거리 같은 곳의 혼잡도가 좀 줄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 국가 중에서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나라도 분류된다. 특히 오토바이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많은 사망 사고가 오토바이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면허증 없이도 많은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나라가 캄보디아다. 그러다 보니 앳된 중고등 학생들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 여성 오토바이 운전자들도 많다. 오토바이 운전 면허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한다고 하지만 면허증 없이 자동차를 모는 운전자도 많은 나라라 오토바이 운전 면허제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통 체계를 갖추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민들의 준법정신인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준법정신이 매우 낮다. 신호 위반과 차선 위반을 밥 먹듯 하고 끼어들기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시민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법, 단속과 함께 준법정신을 계도하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