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캄보디아] 20.제조업체와 소프트웨어 개발

기사입력 : 2014년 08월 14일

samsung

삼성전자의 실망스런 2014년 Q2 실적 발표가 연일 화제입니다. 모바일 분야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를 지탱시켜온 성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보고된 모바일 분야 영업이익 30% 감소는 치명적입니다. 계속 스마트폰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은 이들이 가진 고질적인 약점을 드러내줍니다.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해왔지만 시장 점유율, 매출량 모두 하락하였습니다. 반면 애플, LG와 중국 제조사들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삼성 수익은 부품업체들을 쥐어짜고 제조 단가를 낮게 유지하며 발빠르게 타 회사를 모방하는 것에 기반해있지만 일단 커다란 공룡이 되어 시장을 선도할 능력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 수년간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삼성전자가 앞으로 살 길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개발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여전히 제조업체에 머물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제조단가를 유지하려는 노력입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서비스 제공에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론을 상대로 타이젠과 같은 자체 운영체제가 구글을 견제하거나, 구글과 협상하기에 유리한 장점으로 뉴스를 흘리지만 그 수준은 그리 높지 못합니다.

그 사이 LG는 나름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 따라잡기에만 머물지 않고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킨 G3는 여러 나라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몇년 전 LG는 HP에게서 WebOS라는 운영체제 사용권리와 그 미국 개발팀을 얻었습니다. 실리콘 벨리에 있는 개발팀을 그대로 유지하며 자신들의 스마트TV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밀어붙였습니다. 스마트TV는 경쟁자들이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폭발하지 않은 잠재적 시장입니다. 아직 누가 최고 강자라고 불릴 수 없는 시장입니다. 애플, 구글 등 여러 회사들이 그 잠재성을 인식하고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WebOS가 탑재된 LG의 스마트TV는 호평을 받고 매출을 수배 늘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개발팀을 활용한 스마트TV 플랫폼 완성과 확장보다 WebOS를 다른 기기들로 옮기는 일에 더 신경을 쓴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것 저것 다 들쑤셔 놓는 모양새가 느껴집니다.

삼성과 LG 모두 제조업체로서 생리를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면 그 잇점을 최대한 활용해 사용자에게 중점을 두는 소프트웨어 개발 비전을 세우고 과감하고 부지런히 그 목표를 추구해야 하지만 최고 경영진들은 구식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습 기업이 가진 단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