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불사신

기사입력 : 2013년 11월 19일

싸움은 이겨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져도 졌다 하지 않으므로 이긴다.
죽음을 죽음으로 알지 않으므로 정신이 된다.
믿음이 정신이요, 믿음이 불사신이다.
그것을 내버리므로, 혼이 스스로
죽음으로 갇혀버렸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함석헌님의 글 -

* 인생은 싸움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이기고 지는 것이 결과에 있지는 않습니다. 이기고도 지는 인생이 너무도 많고, 살았지만 죽은 인생도 많습니다. 뜻을 찾은 사람, 믿음, 정신, 혼을 가진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

** 이제 우기가 끝나가고 본격적으로 건기가 시작되는 계절이 왔습니다. 지방이나 프놈펜이나 막론하고 곳곳에서 결혼식 행사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마을은 축제로 살아나고 결혼을 앞둔 부푼 가슴들이 사람들 눈을 피해 정염의 문을 찾아갑니다. 달콤하고 가슴 설레는 사랑에 연인들은 취하고, 사랑에 눈이 멀고 그리고 결혼을 준비합니다. 지옥문인 줄도 모르고…

** 조용한 나들이를 하시면 어떨까요? 광활하다 못해 시샘이 나는 들판에는 누런 벼가 익어가고, 하늘은 온통 솜사탕 같은 머시멜로가 둥실거리고, 기억에서 조차 잊어 버렸던 동화 같은 추억이 스물스물 번져오는…그런 계절입니다. 나는 빛바랜 얼굴로 낭만은 찾습니다. /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