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 정보가 힘이 되는 시대

기사입력 : 2013년 11월 13일

컴퓨터

컴퓨터는 이제 책이나 펜과 다름없는 도구로 자리잡았다. 특히 학생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집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학생 중에도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 가끔 캄보디아에 관해서 궁금한 것이 있어서 캄보디아 직원들에게 인터넷 검색을 시켜 본 적이 있는데 거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찾을 수 없다는 대답만 들어야 했다. 자판만 두드리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척척 화면에 뜨는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캄보디아의 인터넷 현실이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캄보디아 안에서 인터넷으로 유통되는 정보가 워낙 빈약하다 보니 그 안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찾기란 아예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며칠 전에는 캄보디아의 한 지방에서 일하고 있다는 한국인 한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급하게 번역할 것이 있는데 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메일로 원고를 보내라고 했더니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이라 메일 송부는 불가능하고 직접 가지고 올라와야 한다고 했다. 캄보디아의 현실이 이렇다. 국민의 70% 정도가 농업을 기반으로 지방에 살고 있는데 이들은 거의 전기 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를 이용해서 불을 켜거나 TV를 보는 집에 더러 있기는 하지만 이들에게 컴퓨터나 인터넷은 아직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사이에는 아직 행정 전산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고 은행도 내부망으로 자체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이다. 큰 호텔이나 대형 쇼핑센터, 대형 음식점 같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신용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캄보디아에 관한 각종 통계 자료를 보면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할지 의문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자료가 별로 없고 있다 하더라도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금 캄보디아의 인구는 얼마나 될까? 2007년도 캄보디아 인구를 1,400만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다. 1998년도 조사 자료를 근거로 연평균 인구 증가율을 감안해서 나온 수치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위력은 대단하다. 개인간의 소통은 물론 회사 업무 처리도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몇 개월 사이에 집 근처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음을 타국에서 위성 지도 검색을 통해 실감나게 확인할 수도 있고, 포털 사이트의 지식 검색에 들어가면 어떤 궁금증도 곧 해결할 수가 있다. 메일이나 각종 자료를 주고받고 음성이나 화상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컴퓨터가 보급되던 초기만 하더라도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오락용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이제 컴퓨터는 생활의 편리한 도구로 자리잡은 것이다.

요즘 한국의 TV 방송을 보면 여러 형태의 퀴즈 프로그램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한 오락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온다. 단순한 오락 프로그램보다는 앎의 욕구를 채워 주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취향이 바뀌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이런 변화의 핵심에 인터넷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캄보디아 청소년들도 당연히 컴퓨터를 좋아한다. 컴퓨터를 가지는 것 또한 그들의 간절한 꿈이다. 점차 컴퓨터 보급률도 높아지고 있고 컴퓨터를 가르치는 학교나 학원도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발전 속도다. 정보가 힘이 되는 시대에 언제쯤 캄보디아도 그런 시대에 편승할 수 있을지 아직은 요원하게만 보인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