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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뉴스브리핑캄보디아의 배신
아니, 갑자기 웬 영어인가.
이번 호 뉴스브리핑캄보디아를 펼친 독자라면 조금은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한국어 기사 사이에 영어 기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23년 동안 한국어로 캄보디아의 소식을 전해온 뉴스브리핑캄보디아가 독자들에게 작은 ‘배신’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하나면 세상 모든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종이신문이라니. 누군가는 지면을 이미 사양산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이 오래된 매체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보고자 한다. 종이신문만이 줄 수 있는 깊이와 기록의 가치에 새로운 독자와 언어를 더해 지면의 가능성을 다시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뉴스브리핑캄보디아는 이번 호부터 영어 기사를 게재한다. 우선 컬러면의 일부 기사부터 시작한다. 그렇다고 모든 지면을 한국어와 영어, 또는 한국어와 캄보디아어로 채우려는 것은 아니다. ‘캄보디아 한인사회를 위한 한국어 정보지’라는 정체성은 앞으로도 뉴스브리핑캄보디아의 가장 단단한 뿌리로 남을 것이다.
다만 그 뿌리를 지키면서 가지를 조금 더 넓게 뻗어보려 한다. 한인사회에서 일어나는 의미 있는 소식을 캄보디아인과 외국인 독자들에게도 알리고 캄보디아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국인뿐만 아니라 더 많은 독자와 나누고자 한다. 거창하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지만 캄보디아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어 발행물이 새로운 형태의 ‘외신’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겠다.
기존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재미가 생길 것이다. 어떤 기사가 영어로 함께 소개됐는지 찾아보고 우리가 익숙하게 읽었던 한인사회의 이야기가 외국인 독자들에게는 어떻게 전달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번 변화가 주는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기사의 내용은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채워갈 예정이다. 현장의 생생함을 전하는 사진을 더 크게 담고 지면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영상 콘텐츠도 보강할 것이다.
연초에 계획했던 어린이·청소년 지면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뉴스브리핑캄보디아의 두 번째 변신이 시작됐다.
한인사회도 더 이상 한인들만을 바라보며 머물 수는 없다. 캄보디아 사회와 호흡하고 다양한 국적의 이웃들과 교류하며 우리가 가진 경험과 역량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뉴스브리핑캄보디아 역시 그 연결의 한가운데에서 한인사회와 캄보디아 사회를 잇는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
23년간 뉴스브리핑캄보디아가 걸어온 길에는 언제나 캄보디아 재외동포들이 함께했다. 우리가 어려울 때 지켜준 것도 독자들이었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것도 독자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변화는 한인사회를 떠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인사회의 손을 더욱 단단히 잡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이야기와 가치를 캄보디아의 중심으로 가져가기 위한 선택이다.
한국어 정보지라는 뿌리는 지키되 독자의 경계는 넓혀가겠다. 한인들과 함께 걸어온 23년을 바탕으로 이제 한인들과 함께 캄보디아의 중심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한다.
※이 칼럼은 뉴스브리핑캄보디아 2026년 6월 29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