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센 “온라인 스캠 연루 공무원 처벌 강화”…캄보디아 정부 단속 의지 시험대

기사입력 : 2026년 05월 25일

훈센▲훈센 상원의장이 5월 24일 프놈펜시 행정 관련 기관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온라인 스캠 범죄 단속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훈센 상원의장은 스캠 경로를 파악하고 연루 공무원은 체포 및 재산 몰수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제적 의혹 속 강경 발언 주목…국가 신뢰 회복은 ‘실제 집행’에 달려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이 온라인 스캠 범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연루 공무원 처벌을 촉구했다. 캄보디아가 최근 수년간 온라인 스캠 범죄의 주요 거점으로 지목돼 온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부의 실제 대응 수위가 주목된다.

훈 센 상원의장은 5월 24일 프놈펜시 행정 관련 부처와 기관, 수도·구·동(썽깟) 위원회 및 각 부서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총리와 내무부 장관에게 온라인 스캠 범죄를 철저히 단속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미 검거된 온라인 사기 조직 관계자들을 상대로 “어떤 경로로 캄보디아에 들어왔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훈 센 상원의장은 온라인 스캠 단속이 범죄 조직 검거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스캠과 관련된 공무원이 있을 경우 직위 해제와 법적 조치를 병행해야 하며 단속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공무원 역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훈 센 상원의장이 온라인 스캠에 연루된 공무원에 대해 체포와 기소, 재산 몰수까지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치안 지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캄보디아 온라인 스캄 산업을 둘러싸고 범죄 조직뿐 아니라 일부 권력층과 공무원의 비호 또는 연계 의혹이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이 된 프린스그룹과 천즈 사건 역시 캄보디아 내 온라인 스캠 산업이 단순한 민간 범죄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권과 얽힌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는 의심을 키웠다. AP통신은 천즈가 캄보디아에서 명예 칭호를 받고 두 명의 총리에게 자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훈 센 상원의장이 직접 “연루 공무원 처벌”을 언급한 것은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스캠 문제를 더 이상 외국인 범죄 조직의 일탈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캄보디아가 온라인 스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면 핵심은 말단 조직원 검거가 아니라 이들을 가능하게 한 행정 비호와 자금 흐름, 출입국 경로, 지역 권력과의 연결고리를 어디까지 추적할 수 있느냐에 있다.

한국과 캄보디아 간 치안 공조가 강화된 흐름도 이러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사망한 사건이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이후 한국 정부는 캄보디아 내 온라인 스캠 문제를 자국민 보호와 초국가범죄 대응의 주요 현안으로 다뤄왔다. 이후 양국은 정상 간 논의와 외교·치안 당국 협의를 거쳐 캄보디아 경찰청 내에 한국인 사건 대응을 위한 공동 전담반을 설치했다.

특히 캄보디아 경찰청 내에 한국 경찰이 함께 근무하는 형태의 ‘코리아 전담반’이 운영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한국인 피해와 연루 사건이 더 이상 단순 영사 업무 차원을 넘어 양국 법 집행 공조의 핵심 현안이 됐음을 보여준다. 캄보디아 정부 입장에서도 온라인 스캠 문제는 관광 이미지와 투자 환경, 국제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됐다.

결국 관건은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스캠을 “잡는 척”하는 수준에 머물지 실제로 뿌리를 뽑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느냐다. 지금까지의 단속이 외국인 조직원 체포와 일부 사업장 폐쇄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연루 공무원 처벌과 배후 자금망 추적, 범죄 시설 제공자에 대한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

훈 센 상원의장의 이번 발언은 캄보디아 정부가 스스로 온라인 스캠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캄보디아가 국제사회와 자국민,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스캠 산업을 가능하게 한 구조적 비호 의혹까지 실제로 건드릴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단속이 보여주기식 조치에 그칠지, 국가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집행 결과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