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사랑하는 까로나 선생님의 ‘이것저것’] 코딩을 몰라도 AI로 앱을 만드는 시대, 바이브 코딩 3일 체험기

기사입력 : 2026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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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은 많았지만 막상 배워보기엔 너무나도 어려워 보이는 코딩. 어른이 되어서는 “이런 앱이 있으면 딱 좋겠는데… 근데 만들려면 개발자 써야 하고, 돈도 엄청 들겠지.” 이런 생각만 하며 엄두도 내지 못했었죠. 그런데 지난 쫄츠남(크메르 설) 연휴, ‘바이브 코딩’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바이브 코딩’이 뭐길래

작년부터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브(Vibe)’란 사전적으로 ‘분위기’ 혹은 ‘느낌’을 뜻합니다. 즉, 개발자가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을 하나하나 타이핑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전반적인 느낌’과 ‘의도’를 인간의 언어로 툭 던지면 AI가 이를 알아서 해석해 코드로 변환해 주고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오픈AI 창업 멤버이자 테슬라의 AI 이사였던 안드레이 카르파시(Andrej Karpathy)  “이제 코딩은 문법과의 싸움이 아니라, AI에게 내가 원하는 ‘바이브’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의 문제가 되었다”고 강조합니다. 프로그래밍의 중심축이 ‘기술’에서 ‘기획과 소통’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첫 번째 도전: 337김치 주문앱

▲ 바이브코딩으로 필자가 만든 주문앱▲ 바이브코딩으로 필자가 만든 주문앱

‘337김치’는 저희 가족이 운영하는 온라인 밀키트 사업입니다. 하지만 말이 ‘온라인’이지 홍보만 페이스북과 틱톡으로 할 뿐, 문의, 주문, 결제는 모두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죠. 캄보디아 내 다른 온라인 판매상들과 마찬가지로요. 337김치의 사장인 제 아내가 손님들과 음성채팅을 하면서 메뉴가 바뀔 때마다 일일이 직원들에게 안내하고, 잘못 들은 주문을 다시 확인하고… 이런 수고를 보면서 ‘자체 주문앱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만, 개발 외주를 맡기자니 비용과 그 번거로움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클로드(Claude)를 켰습니다. 다짜고짜 “앱 만들어줘”가 아니라, 먼저 30분 정도 ‘상담’을 했습니다. “이런 기능이 필요한데,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클로드는 텔레그램 미니앱 방식을 제안해 줬고, 단계별 로드맵까지 그려줬습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메뉴 이름, 가격, 이미지 링크를 정리해 올리고, 클로드의 지시에 따라 하나씩 따라갔습니다. GitHub, Netlify… 코딩 문외한인 저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었지만, 클로드AI는 “이 화면에서 이 버튼 누르세요”라고 한 단계 한 단계 앱 제작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차근차근 안내해줬습니다. 3시간 뒤, 마치 ‘배달의민족’처럼 메뉴를 골라 주문 버튼을 누르면 텔레그램으로 바로 알림이 오는 주문앱 베타버전이 나왔습니다. 개발 지식 1도 없이, AI와의 채팅만으로 만입니다.

물론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습니다. 클로드 유료 계정의 사용량 제한에 걸려 중간에 제미나이(Gemini)등 다른 AI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AI끼리 바톤터치를 하는 과정에서 코드 일부가 꼬여버렸습니다. 버그를 잡고, 다시 테스트하고, 또 수정하고… 단순히 말만 하면 뚝딱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클로드 vs 제미나이, 바이브 코딩에서의 차이
필자는 클로드 Pro와 제미나이 Advanced를 둘 다 유료 구독(각 월 약 $20)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두 AI를 비교하게 되는데, 체감상 차이가 꽤 있습니다. 클로드는 코드를 짜는 것과 동시에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해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실행력에 특화된 AI’입니다. 코드를 만들고 → 바로 눈으로 확인하고 → 수정 요청하는 흐름이 한 화면 안에서 돌아가니 작업 속도가 빠릅니다. 반면 제미나이는 코딩 능력 자체는 뛰어나지만, 생성된 HTML 코드를 메모장이나 GitHub에 직접 붙여넣고 따로 실행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바이브 코딩 입문자라면 클로드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용량 제한이 걸리면 그때 제미나이로 넘어가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두 번째 도전: 크메르어 ‘스터디위드미’ 앱

▲ 텔레그램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만든 스터디위드미앱▲ 텔레그램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만든 스터디위드미앱

필자는 현재 200명이 넘는 구독자가 함께하는 텔레그램 중고급 크메르어 학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크메르어 단어, 표현, 퀴즈 등 무료 콘텐츠를 올리며 교민여러분들과 나누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중학생 딸아이가 사용하는 ‘스터디위드미(Study With Me)’ 앱을 보다가 영감을 얻었습니다. (스터디드미 : ‘온라인 독서실’ 같은 개념. 누군가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 영상이나 캐릭터로 보면서 함께 공부하는 트렌드.) ‘이걸 크메르어 학습에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곧바로 클로드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까로나 공부방v1’ 앱이 만들어졌습니다.

  • 현재 구현된 기능: 앱을 실행하면 아늑한 공부방 화면이 나타납니다. 중앙의 칠판에는 학습해야 할 크메르어 단어가 뜨고, 1분마다 새로운 단어로 자동 교체됩니다. 잔잔한 배경음악을 들으며 칠판을 슬쩍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단어 암기가 됩니다. 화면 속 내 캐릭터가 다른 이용자들과 같은 공간에 앉아 있는 모습은 묘한 소속감까지 줍니다. 자신의 상태와 간단한 인사말은 소통 버튼으로 구현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 칠판 속 단어를 누르면 원어민의 정확한 발음이 흘러나오도록 오디오 테크닉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팟캐스트 강의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세 번째 도전: 나만의 전략 게임

▲ 필자가 개발중인 게임(SRP배틀)▲ 필자가 개발중인 게임(SRP배틀)

마지막 도전은 순수하게 ‘재미’를 위해 시작했습니다. 평소 제가 즐겨 하던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요즘 가위바위보를 기반으로 하는 로그라이크(Roguelike)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로그라이크 : 매 판 무작위로 생성되는 환경 속에서 단 한 번의 죽음이 완전한 ‘처음’으로 이어지는 가혹한 시스템을 특징으로 합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려야 하는 ‘판단력’과 ‘전략적 통찰’이 핵심인 장르) .

이 게임의 로직은 이렇습니다 가위, 바위, 보 패를 사용해서 상대를 격파하고 올라가는 방식인데, 상대방의 패와 공격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 전략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깰 때마다 카드를 강화하는 요소, 스테이지와 스테이지 사이 ‘휴게소’에서 ‘박카스’를 마시며 체력을 회복하는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연휴 이틀 동안 앱 베타버전 3개를 만들었습니다. 이 경험이 제게 주는 의미는 ‘코딩의 대중화’ 같은 거창한 말보다, 훨씬 현실적인 것이었습니다.”그동안 만들고 싶었지만 비용과 기술이 없어서 포기했던 아주 세밀한 수요들, 이제 직접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아직 한계는 분명합니다. AI가 만든 코드는 버그가 생각보다 많고, 수정하다 보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클로드 사용량이 바닥나는 순간의 그 막막함도 솔직히 꽤 당황스럽습니다 (하하). 아직 ‘완성도 높은 상용 앱’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그래도 필자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마음속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는데”라고 오래 담아두신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금 한번 꺼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문턱이 훨씬 낮아져 있습니다.

 

글 정인휴
KLC한국어전문학교 원장
유튜버 (까로나C)
재캄보디아한인회 교육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