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C 2024 보고서 “캄보디아 노동권 침해, 구조적 문제 여전”

기사입력 : 2025년 10월 06일

AP24120509660513.2e16d0ba.fill-960x540▲ 2024년 4월 29일 프놈펜 외곽 봉제공장에서 하루 일을 마친 노동자들이 트럭에 올라 귀가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와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공동 운영하는 ‘베터 팩토리스 캄보디아(BFC)’는 최근 발표한 ‘2024 연례 보고서: 산업 및 준수 검토’에서 캄보디아 봉제·신발·가방(GFT) 산업 내에서 여전히 근로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작업장 안전 문제, 과도한 초과근무, 불투명한 계약 관리 등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공장에서 아동노동과 성차별 사례가 새롭게 확인됐으며 과도한 초과근무 관행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는 191개 공장에서 일하는 수십만 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그중 2개 공장에서 15세 미만 아동이 근로한 사례가 발견돼 캄보디아 노동법과 국제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일부 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처벌 위협 속에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강제로 근무한 사례가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관행은 근본적인 노동권을 훼손하고 산업 전반의 착취 위험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한 단체교섭과 노동보호의 핵심인 노조 활동의 자유 침해가 여전히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전체 공장의 약 12%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률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성별에 따른 차별 문제도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했다. 특히 임신한 여성들이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인사 결정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조사 대상 공장 중 약 14%는 법에 따라 보장돼야 하는 출산휴가 및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노동자의 대다수가 가임기 여성으로 구성된 산업 특성상 이러한 차별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 대한 차별은 여성의 고용 기회를 제한하고 직장 내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산업 안전과 보건상태 역시 취약한 영역으로 지적했다. 많은 공장에서 온도 관리, 환기 설비, 비상대응 계획 등 기본적인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노동자들이 덥고 밀집된 작업 환경 속에서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주노동자, 여성, 청년 노동자는 공장이 기본적인 보호 기준을 지키지 않을 때 산업재해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며, 산업 전반에 걸친 안전 기준의 강화와 법 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전체 공장의 59%가 법정 기준을 초과한 초과근무를 강요한 것으로 나타나 2023년의 53.6%보다 증가했다. 이와 함께 임금 관련 법 위반도 늘어나 보상 미이행 비율이 2023년 16.5%에서 2024년 22%로 상승한 것으로 보고됐다.

보고서는 “계약 해지 절차 준수 등 일부 분야에서는 개선이 있었지만 임금 및 초과근무 위반의 급증이 그 성과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노동조합연맹(CATU)의 양 소폰 회장은 이번 보고서가 캄보디아 공장 내 현실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제 사례 수는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회장은 노동부가 불법적이거나 학대적인 노동 관행을 저지른 공장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일부 공장은 벌금을 내고도 동일한 위반을 반복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공장들에 대해서는 상무부와 협력해 수출용 원산지증명서(CO)를 취소해야 한다”며 이러한 강경한 조치가 공장들의 태도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공장이 국제노동기구 점검 시 문제를 숨긴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ILO가 공장 방문 일정을 미리 통보하지 말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정보가 새나가 공장들이 사전에 준비하고 위반 사실을 감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