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길의 캄보디아 경제 리포트] 캄보디아 직장 문화 속 ‘감정 우선’의 비밀: MBTI, F(감정형)을 활용한 인사관리 전략 ①

기사입력 : 2025년 09월 03일

박천길 원고 아이콘_텔레그램 웹사이트

서론: 모두가 경험하는 문화 충격, 그 이유는?

캄보디아인들은 체면을 중요시하고, 공개적인 질책을 싫어한다는 얘기 많이 들으셨죠? 현지에서 사업하시는 교민 여러분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하셨을 겁니다. 회의 중에 직원에게 개선점을 지적했더니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거나, 다음 날 아무 말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상황 말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감정적일까?” 하는 의문이 드셨다면, 그 답은 MBTI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 한 기업에서 60명 중 59명이 MBTI 검사에서 F(Feeling, 감정형)로 나온 사례가 화제가 되었는데,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캄보디아의 소승불교 영향과 체면 문화가 결합된 결과로, 논리(T)보다 관계와 감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압도적으로 강한 것입니다. 이 ‘감정 우선’ 문화는 한국식 인사관리에서 큰 문화 충격(Culture Shock)을 일으키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면 오히려 강력한 HR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MBTI F형을 키워드로, 캄보디아 현지인 인사관리의 실전 노하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본론 1: 경험으로 이해하는 F형의 특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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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교민 여러분이 자주 겪는 상황들을 MBTI F형의 특성으로 설명하면 놀랍도록 명확해집니다. F형은 의사결정 시 객관적 사실보다 사람 간 관계, 감정, 조화를 우선시하는데, 캄보디아에서는 이것이 세 가지 뚜렷한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1. 체면 존중 문화 (Face-saving Culture) – 가장 중요한 핵심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이 경험하신 그 상황의 정체가요. 공개적 피드백이나 질책은 절대 피하세요. 특히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지적받는 것을 캄보디아인들은 극도로 싫어합니다. 실제로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그만두겠다”며 퇴사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F형 특유의 감정적 반응입니다. 체면이 상했을 때의 상처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오래갑니다.

2. 현재 중심 사고 (Present-focused Thinking) 장기적 계획보다 즉시 얻을 수 있는 만족을 중시합니다. 혹시 우수 직원에게 한국 여행 포상을 줬더니 얼마 후 이직해버린 경험 있으시죠? 한국에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현지인들은 “내 가치가 인정받았으니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타이밍”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F형 특유의 현재 중심적 사고 때문입니다.

3. 관계 우선 가치관 – 일보다 사람, 회사보다 가족 업무 성과보다 동료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더 나아가 캄보디아인들에게는 개인과 가족이 사회, 공동체, 국가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팀장을 시키면 기존 동료들과의 관계 변화를 두려워하고, 혼자서 성과를 내는 것보다 함께 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가족의 일이 생기면 회사 업무는 당연히 뒤로 밀려나죠. 이는 F형의 ‘감정적 개인주의’로, 조직 목표보다 개인 감정과 인간관계가 우선시되는 현상입니다.

 

본론 2: “우리 회사에서도 똑같은 일이!” – 실제 사례와 해결책

사례 1: “승진시켜줬더니 왜 그만둔다고 하지?”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시죠?

상황: A사에서 3년간 뛰어난 성과를 보인 로컬 매니저 소피아를 부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한국 본사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유능한 직원이었죠. 그런데 승진 발표 2주 후, 갑작스럽게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더 좋은 기회가 생겼다”는 애매한 이유만 대면서요.

한국 사장님의 속마음: “은혜를 원수로 갚나? 이렇게 키워줬는데…”

F형 관점에서 본 진짜 이유:

승진과 함께 추가된 책임과 압박감을 F형 특성상 엄청난 부담으로 느꼈습니다

기존 동료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내가 관리자가 되면 친구들을 혼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한국식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문화에 대한 거부감

가장 중요한 것: 캄보디아인들에게는 개인과 가족이 회사나 사회보다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승진으로 인한 업무 부담이 가족과의 시간을 빼앗을 것을 걱정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올바른 해결책: 승진 전 최소 1개월간 충분한 1:1 면담을 통해 역할 변화에 대한 감정적 준비를 도와야 했습니다. 기존 동료들과의 관계 유지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역할에 대한 두려움을 들어주며 지원책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사례 2: “회의에서 왜 아무도 말을 안 하지?”

이런 상황도 익숙하실 겁니다.

상황: 한국 본사에서 온 이사님이 주재한 분기별 전략 워크샵. “자유롭게 의견 말해보세요”라고 했는데, 30명의 현지 직원들이 2시간 동안 거의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가끔 “네, 좋습니다” 정도만 나올 뿐이었죠.

한국 이사님의 답답함: “이렇게 수동적이어서 어떻게 발전하려고 하나?”

F형 관점에서 본 진짜 이유:

권위자 앞에서 의견을 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문화

“내가 틀린 말을 하면 어떡하지?” 하는 F형의 조화 추구 성향

개인이 튀는 것보다 집단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 마음

공개적으로 발언했다가 나중에 책임져야 할까 봐 걱정

성공 사례: B사에서는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소그룹(4-5명)으로 나누어 30분간 토론한 후, 각 그룹에서 대표 1명이 발표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활발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고, 실제로 채택된 아이디어도 많았습니다.

 

글 박천길
現 CHOKCHEY FINANCE
Micro-Finance 대표.
한신공영㈜ 전무
삼성/현대/CJ에서 마케팅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