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태국 반정부 인사 납치 사건 4년 후 종결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기사입력 : 2024년 04월 29일

01000000-c0a8-0242-275f-08dc3fc9d18a_w1597_n_r1_st_s_WS▲사진출처 VOA Cambodia (https://www.voacambodia.com/a/cambodia-ends-probe-into-2020-abduction-of-pheu-thai-activist-/7521541.html)

2014년, 태국 군부가 잉락 친나왓 총리 내각에 반기를 들고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장악했다. 이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지지 세력인 ‘레드셔츠’의 수뇌부를 감금하고 친탁신 세력인 ‘독재저항민주전선연합(UDD)’등 반쿠데타 시위 세력 인사들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반정부 인사들이 해외로 도피했는데, UDD와 연계된 유명한 반정부 활동가 완찰레암 산삭식은 2017년에 캄보디아로 입국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던 중,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20년 6월 5일, 완찰레암이 거주 중이던 프놈펜의 아파트 앞 인도를 걸어가다가 무장 괴한들에 의해 검은색 도요타 하이랜더에 태워져 납치되었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국제 여론이 들끓어 올랐다.

유엔이 캄보디아 당국이 태국 반정부 시위 활동가를 납치해 비밀리에 태국으로 송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태국 정부는 물론 캄보디아 정부도 강력히 반발하며 해당 납치 사건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양국 정부의 인권 유린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캄보디아 당국은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완찰레암의 가족들은 완찰레암이 캄보디아로 입국한 서류와 프놈펜에서 거주한 아파트, 납치 증거 등을 프놈펜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은 형사 사건으로 수리해 공식적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수사가 시작되고 가장 처음 소환된 단 한 번을 제외하면 완찰레암의 가족들은 더 이상의 진척을 듣지 못했다. 이후 캄보디아 당국에 여러 번 연락을 취했으나 완찰레암이 특정 아파트에 거주했거나 차에 태워져 납치되었다는 증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었다.

AKR20200608070200076_01_i_P4_WS▲ 태국 반정부 인사 완찰레암 삿삭식(오른쪽) 납치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차량

2024년 3월, 완찰레암이 행방불명된 지 4년, 캄보디아 당국은 해당 사건을 종결시켰다. 수사 결과는 “완찰레암이 캄보디아에서 납치되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음”이었다. 완찰레암의 가족들과 인권단체들은 캄보디아 당국이 진행한 수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완찰레암의 누이인 시타눈은 “이미 사건이 발생한 지 4년이 흘렀다. 캄보디아는 우리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려줄 때도 되지 않았느냐”라며 한탄했다. 유엔 위원회는 캄보디아 당국에 “철저하게, 투명하게, 공평하게” 수사를 진행했는지 추궁하며, 완찰레암의 가족들에게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유하라고 촉구했다.

시타눈은 완찰레암의 납치 사건을 계속 공론화하며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녀는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태국 프아타이당의 패통탄 친나왓 대표가 캄보디아를 공식 방문했을 때도 완찰레암 사건을 캄보디아 당국과 논의해달라는 요청을 넣었다. 그러나 프아타이당 대변인은 “캄보디아 당국과는 경제나 사회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며, 완찰레암의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된다면 언급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시타눈은 매우 실망하며 “완찰레암이 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기사번역: KYS, 기사출처: VOA Cambodi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