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 프놈펜 유치 불발… 캄보디아, 값진 성과로 유종의 미

기사입력 : 2026년 10월 10일

2026웅변대회▲사진제공: 사단법인 한국어스피치웅변협회 캄보디아 지부

2027년 한·캄보디아 재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제31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 프놈펜 유치에 도전했던 캄보디아가 일본 나고야와의 경쟁 끝에 아쉽게 개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번 유치전은 단순한 국제대회 개최지 선정을 넘어 한국과 캄보디아의 외교관계 재개 30주년을 기념하고,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어 교육과 K-스피치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민간외교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세종대왕의 숨결이 깃든 여주에서 세계 한국어 축제 열려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을 기념하는 ‘제30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가 지난 10월 7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 영릉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단법인 한국스피치·웅변협회(회장 김경석)와 여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국어능력평가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한국어 소통과 세계 평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특히 세계 27개국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연사 122명이 참가해 한국어 실력을 겨뤘다. 개인부 49명과 단체부 6개 팀 73명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통해 평화와 소통, 인류애,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를 전했다.

이번 대회는 제30회라는 역사적 의미에 걸맞게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잠든 영릉에서 개최돼 상징성을 더했다. 대회 하루 전인 7일에는 한글의 세계화와 K-스피치의 미래를 조명하는 국제 학술행사가 진행됐으며, 8일 본대회에 앞서 ‘세종대왕 명예시 여주 선포식’이 열렸다.

김경석 한국스피치·웅변협회 회장과 이충우 여주시장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소통·평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공동 의지를 밝혔다.

한편 대회 참가자들은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성 회복, 한류 문화와 국제협력 등 다양한 주제를 한국어로 발표하며 세계인이 함께 소통하는 화합의 무대를 만들었다.

또한 주대한민국 캄보디아왕립 대사관에서는 소 본나 참사관이 행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참석하여, 캄보디아 연사들을 응원하였다.

2026웅변대회2▲사진제공: 사단법인 한국어스피치웅변협회 캄보디아 지부

한·캄 재수교 30주년 내세운 프놈펜, 일본 나고야와 유치 경쟁

이번 대회와 함께 관심을 모은 것은 2027년 제31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 개최지 유치 경쟁이었다. 캄보디아 프놈펜과 일본 나고야가 경쟁에 나선 가운데, 캄보디아는 2027년 한·캄보디아 재수교 3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1997년 외교관계를 재개한 이후 경제·교육·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이에 캄보디아 측은 재수교 30주년을 맞는 2027년에 세계한국어웅변대회를 개최한다면 양국 우호협력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세대 간 교류를 확대하는 상징적인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단법인 한국스피치웅변협회 캄보디아본부(이사장 김성수, 회장 최봉석)를 중심으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캄보디아지회(나윤정 지회장), 캄보디아 한인섬유협회(신수아 회장), 한캄누리교육협회(오현미 회장), 한캄상공회의소(김성수 회장) 등 교육·경제·문화 분야의 단체들이 참여해 국제대회 개최를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캄보디아 측은 프놈펜 유치가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 청소년들에게 국제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고, 한·캄 양국의 교육·문화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반면 일본 나고야 측은 일본 전역의 대학 네트워크를 활용한 한국어 보급 활동, 나고야와 인근 지역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 등을 경쟁력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캄보디아는 막판까지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일본 나고야에 개최 기회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개최지 유치라는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캄보디아 한인사회가 하나의 목표 아래 협력하며 국제행사 유치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은 이번 도전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캄보디아 대표단, 외교부장관상 등 주요 상 휩쓸며 저력 과시

프놈펜 유치 실패의 아쉬움 속에서도 캄보디아 대표단은 제30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에서 캄퐁스프주 샬롬국제학교(교장 김순표) 학생들이 참가한 단체팀이 외교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 단체 웅변을 통해 한국어 표현력과 협동심을 선보이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재외동포 부문에 참가한 박은별(호프국제학교) 학생도 여주시장상을 수상했으며, 소금과 빛 국제학교(교장 안병근)의 해외 연사 띠어리(Theary) 학생은 김선교 국회의원상을 수상하며 캄보디아 대표단의 성과에 힘을 보탰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기리는 역사적인 무대에서 캄보디아 대표 학생들이 나란히 주요 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캄보디아 내 한국어 교육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성수 이사장 감사패·최봉석 회장 감사장… 유치 노력과 헌신 인정

캄보디아본부를 이끌며 제31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 프놈펜 유치에 힘써 온 김성수 이사장과 최봉석 회장도 이번 대회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성수 이사장은 한국어 보급과 국제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으며, 최봉석 회장은 여주시장 감사장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캄보디아에서 한국어 스피치 교육의 저변을 확대하는 한편, 현지 학교와 한인사회 주요 단체들의 협력을 이끌며 세계한국어웅변대회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제31회 대회를 한·캄 재수교 30주년을 대표하는 국제행사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교육기관과 경제단체, 민간단체 간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 감사패와 감사장 수여는 대회 유치 결과와 별개로 캄보디아에서 한국어의 세계화와 민간외교에 기울여 온 노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치는 실패했지만 한국어 교육과 민간외교의 새로운 가능성 확인

제31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 프놈펜 유치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이번 도전은 캄보디아 한인사회와 현지 교육기관에 적지 않은 경험과 과제를 남겼다. 캄보디아는 이번 유치 활동을 통해 국제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민간 협력체계를 구축했으며, 한국어 보급을 단순한 언어교육의 차원을 넘어 문화교류와 공공외교로 확대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현지 학교 학생들이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캄보디아의 한국어 교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27년 한·캄 재수교 30주년은 여전히 양국에 중요한 외교적 이정표다. 이번에 구축한 협력 기반을 활용한다면 한국어 말하기대회, 청소년 문화교류, 한국어 교육 세미나 등 다양한 후속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국제대회 유치의 성패만으로 이번 도전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캄보디아는 개최지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대회 수상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고, 한인사회와 현지 교육기관이 공동의 목표 아래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제31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 프놈펜 유치전은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됐지만, 캄보디아의 한국어 세계화를 향한 도전만큼은 값진 성과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