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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밀매·온라인 사기 ‘한 조직망?’…캄보디아 초국가 범죄 의혹
미 NGO ELI 1년간 잠입조사…야생동물 밀매·마약·인신매매·온라인 사기조직 연결 주장

캄보디아에서 호랑이와 코뿔소, 코끼리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한 불법 거래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거래망이 마약과 인신매매, 자금세탁, 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적 범죄조직과 연결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The Good Men Project는 지난 8월 17일 환경전문매체 Mongabay의 보도를 재게재하며 미국 소재 비정부기구(NGO) Earth League International(ELI)이 1년 이상 진행한 잠입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보도는 ELI가 발표한 ‘Operation SANDOKAN’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됐다.
ELI는 이번 조사에서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주요 야생동물 밀매 관계자들을 추적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야생동물 밀매뿐 아니라 마약과 인신매매, 불법 목재 거래, 온라인 사기센터 등 다른 범죄에도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ELI는 1년 넘게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메콩 하류 지역의 밀매 네트워크를 잠입 조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일부 상점과 고급 음식점에서는 호랑이와 코뿔소, 코끼리 등 멸종위기종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팀은 호랑이 모양의 장식용 병에 담긴 ‘호랑이 뼈술’을 비롯해 어린 호랑이 고기가 음식으로 제공되는 사례와 다량의 코뿔소 뿔 및 코끼리 상아가 보관된 장소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아 크로스타 ELI 설립자 겸 사무총장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불법 야생동물 제품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ELI는 야생동물 밀매가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범죄가 아니라 다른 조직범죄와 결합하는 이른바 ‘범죄 융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The Good Men Project가 인용한 Mongabay 보도에 따르면 일부 야생동물 제품은 경제특구(SEZ) 내 창고에 보관돼 있었으며 같은 시설에서 마약류와 불법 벌목 목재 등이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경제특구 내 카지노가 자금세탁에 이용된 정황도 제기됐다.
조사 과정에서 물류업에 종사한다고 밝힌 한 인물은 캄보디아 세관 관계자와 정치·군·기업계 인사들과의 인맥을 통해 밀수품을 국경 너머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자와 호랑이, 영장류 등을 개인 시설에서 사육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일부 밀매 관계자들은 고객이 원하는 야생동물을 살아있는 상태나 사체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ELI는 특히 중국계 범죄 네트워크와 캄보디아 내 일부 정치·경제계 인사 사이의 유착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ELI 잠입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관계자들의 진술과 자체 정보를 토대로 한 것으로, 보고서에서 언급된 개별 의혹이 사법 절차를 통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캄보디아가 추진하고 있는 야생 호랑이 복원 계획을 둘러싼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환경조사국(Environmental Investigation Agency·EIA)의 호랑이·야생동물 범죄 캠페인 담당 데비 뱅크스는 Mongabay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거래에 대한 법 집행과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랑이를 다시 자연에 방사할 경우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ELI는 공항이나 국경에서 밀수품을 압수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규모 범죄 네트워크를 해체하기 어렵다며, 정보 수집과 잠입수사를 통해 밀매조직의 핵심 인물과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동남아시아 야생동물 불법 거래에서 중국인 수요자와 범죄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주장하며 중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