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 헤브론의료원 의료원장 소천…캄보디아 의료봉사에 평생 헌신 

기사입력 : 2026년 08월 17일

2007년 프놈펜에 헤브론의료원 설립…취약계층 진료부터 현지 의료인재 양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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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캄보디아의 아픈 이웃 곁을 지키며 의료환경 개선과 현지 의료인재 양성에 힘써온 김우정 헤브론의료원 의료원장이 세상을 떠났다. 치료비가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의료의 문을 열고, 캄보디아 의료진이 스스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힘써온 그의 삶과 헌신을 기억하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을 설립하고 평생 의료봉사와 현지 의료인재 양성에 헌신해 온 김우정 헤브론의료원 의료원장이 지난 8월 14일 밤 10시 소천했다. 김 의료원장은 2018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이어왔으나 이후 암이 전이되면서 투병 생활을 계속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료원장은 한국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활동하다 의료봉사의 길을 선택해 2006년 캄보디아에 정착했다. 앞서 2004년 캄보디아 단기 의료봉사를 계기로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접한 뒤 운영하던 병원을 정리하고 캄보디아행을 택했다.

2007년 프놈펜 외곽에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한 헤브론 클리닉을 열고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2010년 헤브론병원이 준공됐으며 건강검진센터와 심장센터, 혈액투석실 등을 개소하여 진료 영역을 넓혀갔다.

작은 무료진료소에서 출발한 헤브론의료원은 캄보디아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김 의료원장은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캄보디아 의료진이 스스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헤브론의료원은 2014년 현지 의사를 대상으로 한 레지던트 전공의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헤브론 간호대학을 개교했다. 이후 현지 의사와 간호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며 캄보디아의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해 왔다.

현재 헤브론의료원은 내과와 외과를 비롯해 소아과,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심장내과, 산부인과, 안과, 치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심장센터와 혈액투석, 건강검진 등 전문 의료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김 의료원장의 헌신은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주목받았다. 2020년에는 캄보디아에서 연간 약 6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현지 의료인력을 양성한 공로로 제19회 한미참의료인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캄보디아에서 15년간 저소득 주민들의 치료와 의료인력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33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당시 김 의료원장이 저소득 주민을 위한 병원을 설립하고 장기간 현지 의료 발전에 헌신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앞서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재외동포신문 자랑스런 한국인상, 자랑스런 가톨릭의대인상, 이승휴문화상, 자랑스런 경기인상, 한경직목사기념 봉사상 등도 수상했다.

김 의료원장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오랫동안 진료 현장을 지켰다. 안정된 삶을 내려놓고 캄보디아로 향한 이후에는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환자들을 치료하는 한편 현지 의료진을 교육하고 의료기관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김 의료원의 소천 소식이 전해진 뒤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한국인과 캄보디아인들의 애도 메시지가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캄보디아에서 펼친 사랑과 헌신을 기억하겠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셨다”는 등의 글을 남기며 고인을 기렸다. 한국어뿐 아니라 크메르어와 영어로도 메시지가 적히면서, 오랜 기간 캄보디아 의료현장에서 이어온 그의 활동을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이 전해졌다.

고인을 기리는 추모 공간은 8월 17일부터 21일까지 헤브론의료원에 마련된다. 추모예배는 오는 9월 경 열릴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게시된다.

20년 가까이 캄보디아의 아픈 이웃 곁을 지켜온 그의 발걸음은 멈췄지만 그가 세운 헤브론의료원과 그곳에서 성장한 의료인들을 통해 그의 의료봉사 정신은 캄보디아 의료현장에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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