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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사랑하는 까로나 선생님의 ‘이것저것’] Ai 모델 이해하기

여러분,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AI 서비스를 열어 보시면 화면 한쪽 귀퉁이에 작은 글씨가 하나 적혀 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무심코 한번 눌러 보면 목록이 주르륵 펼쳐지지요. GPT-5.6 솔, 테라, 루나. 제미나이 3.6 플래시 라이트, 플래시, 3.1 프로. 클로드는 하이쿠, 소네트에 오푸스에 이제 ‘페이블’까지. 이게 다 무엇인고 하니 AI 서비스의 ‘모델’입니다. 오늘은 이 모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이름들은 도무지 가만히 있질 않습니다. 몇 주 지나면 버전이 조금씩 올라가 있고, 어느 날은 못 보던 이름이 하나 늘어 있고, 어떤 이름은 슬그머니 목록에서 사라져 있기도 합니다. 요즘은 AI 회사들이 두어 달 사이에 모델의 버전업을 하며 각 AI모델 폭풍성장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델이란, 쉽게 말해 ‘차종’
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습니다. 우리가 자동차 이야기를 할 때 쓰는 그 ‘모델’과 거의 같은 뜻이니까요. 현대자동차가 회사 이름이라면 아반떼, 쏘나타, 제네시스는 그 회사가 만든 차종입니다. 셋 다 같은 회사 차이고 굴러가는 원리도 같지만 값도 크기도 그리고 차주에 따라 쓰임새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AI도 똑같습니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는 회사가(각각의 회사 이름은 OPEN AI, 구글, 앤트로픽) 내놓은 ‘서비스 이름’이고, 그 안에서 실제로 머리를 굴려 답을 만들어 내는 알맹이가 바로 ‘모델’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쓰고 계신 챗GPT는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성능이 각기 다른 여러 개의 AI가 층층이 주차되어 있는 가상 주차장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는 사용할 때마다 적절한 차량의 시동을 걸어 주행합니다.
현대차에서 아반떼, 쏘나타, 제네시스를 만들 듯, AI 회사들도 쓰임새와 성능에 따라 체급을 나눠놓았습니다. 구글 제미나이를 예로 들어볼까요?
1. 플래시(Flash 라이트): 가볍고 연비가 좋은 아반떼 같은 모델입니다. 간단한 질문이나 빠른 응답이 필요할 때 제격입니다.(간단한 일상생활 문답)
2. 플래시 (Flash) : 소나타급입니다. 마찬가지로 가볍고 빠르지만 더욱 더 정확하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됩니다.(사고와 논리력이 어느정도 필요한 과제)
3. 프로(Pro): 묵직한 배기량과 최고급 성능을 갖춘 제네시스 같은 플래그십 모델입니다. 복잡한 기획서 작성, 긴 문서 분석, 깊은 추론이 필요할 때 꺼내 타는 대형 세단인 셈이죠. (고급수학 및 코딩 등)
여기서 한 가지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시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버전 숫자’와 ‘체급’의 차이입니다. 목록을 보다 보면 ’3.6 플래시’와 ’3.1 프로’ 같은 이름이 함께 떠 있는 걸 보게 됩니다. “3.6이 3.1보다 숫자가 높으니 3.6 플래시가 무조건 더 좋은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이건 자동차의 연식이나 각 자동차의 모델명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2026년형 최신 아반떼(3.6 플래시)’가 나왔다고 해서, ’2025년형 제네시스(3.1 프로)’보다 차가 더 크거나 고급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최신 기술이 들어간 3.6 플래시라 하더라도,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작업에서는 여전히 3.1 프로가 한 수 위의 실력을 발휘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모델의 구조가 세 회사 모두 판박이라는 점입니다. 클로드에는 하이쿠, 소네트, 오푸스, 페이블(최상위 등급)이 있습니다. 챗GPT에는 루나, 테라, 솔이 있고요. 제미나이에는 플래시라이트, 플래시, 프로가 있습니다. 이름은 제각각이라 처음 보면 외계어 같지만, 실은 셋 다 같은 순서로 늘어서 있습니다. 빠르고 값이 싼것, 중급형, 그리고 느리지만 더 똑똑한 모델.
이름 짓는 방식에 회사 성격이 은근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클로드를 만든 앤트로픽은 ‘글’의 크기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하이쿠(일본의 세 줄짜리 짧은 시)에서 시작해 소네트(열네 줄짜리 정형시)를 거쳐 오푸스(작곡가의 대작)로 올라가고, 그 위에 페이블(우화)이 얹혀 있는 식이지요.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아예 천체를 끌어왔습니다. 루나(달), 테라(지구), 솔(태양) 순으로 커집니다. 반면 구글 제미나이는 플래시라이트, 플래시, 프로로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왜 여러 개로 나눠 놓았을까요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그러면 그냥 제일 똑똑한 모델 하나만 만들어서 다 같이 쓰면 되지, 왜 성가시게 여러 개로 쪼개 놨을까?” 프놈펜에서의 일상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콜라를 하나 사러 가는 길에 굳이 차를 끌고 나가 주차 자리까지 찾아 헤매시지는 않지요. 대개는 그냥 걸어가거나 툭툭을 잡으십니다. 자동차가 성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그 정도 일에 그만한 기름값과 수고를 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온 가족이 시하누크빌까지 다녀와야 하는 날에는 안전하고 성능좋은 SUV가 필요합니다. AI 모델도 딱 이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상황에 맞는 차량을 적절히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이 비용을 아끼고 응답속도를 관리하는 선택입니다. 큰 모델들은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큰 모델의 비용이 비싸다는데, 도대체 무엇이 비싸다는 걸까요? 이걸 이해하시려면 ‘토큰(token)’이라는 말을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토큰은 쉽게 말해 AI가 글을 잘게 썰어서 세는 단위입니다. AI는 우리처럼 문장을 통째로 읽지 않고 잘게 조각내어 받아들이는데, 그 한 조각이 토큰입니다. 한국어라면 글자 한자가 토큰 하나쯤 된다고 보시면 얼추 맞습니다. 지금 읽고 계신 이 칼럼 한 편이 대략 3천 토큰쯤 되겠네요. 그리고 이게 왜 중요하냐면, 전 세계 AI 회사들이 요금을 매기는 기준이 바로 이 토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전기를 킬로와트로 재서 요금을 내듯, AI는 토큰으로 잽니다. 질문을 써 넣으면 그것도 세고, 답을 뱉으면 그것도 셉니다.
값 차이를 보시면 이 칼럼의 요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클로드의 제일 염가형 모델 하이쿠는 100만 토큰당 입력 값은 1달러이고 출력은 5달러인데, 오푸스는 입력값 5달러, 출력 25달러입니다. 같은 회사, 같은 서비스 안에서 다섯 배 차이가 납니다. 큰 모델일수록 답을 내놓기 전에 혼자 더 오래 생각하고, 그 생각하는 과정에서 전기와 토큰이 더 많이 소모됩니다. 계산량이 곧 전기이고, 전기가 곧 돈입니다.
“나는 월정액 내고 쓰는데 토큰이 무슨 상관이냐”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같은 일반 사용자에게 토큰은 사용량 한도라는 인터페이스로 나타납니다. 한창 작업하는데 “사용량이 초과되었습니다”라는 안내가 떠서 작업의 맥이 끊긴 경험, 있으신가요? 그 순간이 바로 배정된 토큰을 다 쓴 순간입니다. 제미나이 프로나, 클로드 오푸스처럼 비싼 모델을 많이 쓰면 그 순간이 훨씬 빨리 옵니다.
필자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요즘 일의 무게에 따라 모델을 바꿔 가며 씁니다. 학원 공지문을 크메르어로 옮기거나, 337김치 홍보 문구를 몇 개 뽑거나, 현지 직원이 가져온 서류를 초벌로 번역하는 일. 이런 작업은 중간 등급인 클로드 소네트로 충분합니다. 이런 간단한 일을 할 때는 더 고급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결과물에 별 차이를 못 느낍니다. 반대로 게임 코딩을 하거나 복잡한 근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여러 단계를 스스로 짚어 나가야 하는 앱 개발 작업은 고급 모델을 사용합니다. 이런 고급 모델들은 에이전트급 성능으로 중간에 자기가 틀린 걸 알아채고 되돌아오는 ‘자가검수’ 능력에서 차이가 납니다.하지만 대부분의 작업에서는 중급 모델로도 차고 넘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소엔 기본값을 믿고 쓰시고, 중요한 일(계약서의 핵심문구나 논리관계가 필요한 업무의 사전회의 등)에는 모델 등급을 올리시는 방식이 좋겠습니. 오늘 글에서 알려드린 내용을 잘 이해하셔서 앞으로 모델을 더 정교하게 선택하며 토큰관리, 사용량 관리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요즘 AI 회사들의 경쟁 종목은 “누가 더 똑똑한가”에서 “누가 같은 일을 더 싸게 하는가”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 모델 발표문에는 늘 이런 말이 붙습니다. “값은 그대로인데 더 잘합니다.” 이런 식으로요. 지난 호 칼럼에서 전자제품은 기다려도 안 싸지더라는 말씀을 드렸지만 AI의 성능은 정반대 같습니다. 하드웨어는 기다리면 비싸지고, AI 모델은 기다리면 강해지고 싸집니다. 적어도 현재 흐름은 그래 왔습니다. AI서비스 무한경쟁의 시대에 앞으로 AI서비스 모델들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글 정인휴
KLC한국어전문학교 원장
유튜버 (까로나C)
재캄보디아한인회 교육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