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태국 군사 행보 비난 공개서한 발표, 국제사회에 대응 촉구

기사입력 : 2025년 12월 23일

태국군▲캄보디아 영토에 태국 국기를 꽂은 태국군. 민간인, 민간 시설, 사원, 크메르 유적지까지 공격했다. (프놈펜포스트)

캄보디아가 국제사회에 공개서한을 발표해 태국이 2025년 12월 7일부터 캄보디아 서부 국경을 따라 “계획적이고 공공연하며 고의적인” 군사적 침략을 이어오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침묵이나 무대응은 국제법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공개서한에서 캄보디아는 태국과의 충돌이 우발적이거나 통제 불가한 상태가 아닌 태국이 육군, 해군, 공군을 모두 동원해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태국군은 캄보디아 영토로 진입해 땅에 태국 국기를 꽂았으며 군사기지뿐 아니라 민간인, 학교, 난민 캠프, 사원, 유네스코 등재 고대 크메르 유적지까지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는 서한을 ‘다섯 가지 근본적 진실’을 바탕으로 작성했다고 밝히며 가장 먼저 캄보디아가 분쟁의 소지를 제시했다는 주장을 단호히 부인했다. 캄보디아는 국토 면적과 군사력 모두 태국보다 훨씬 열등하며 캄보디아보다 “세 배 이상 강력한” 이웃을 공격할 의사나 능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캄보디아는 국경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는데, 2025년 7월 28일 휴전 수용과 2025년 10월 26일 평화 공동선언도 그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두 번째, 법적 측면에서 캄보디아는 1904년과 1907년 체결된 프랑스-시암 조약과 2000년 양해각서 등 국제적으로 인정된 조약과 지도에 근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반해 태국은 자국만 인정하는 단독 제작 지도에 의존하고, 캄보디아가 태국 영토를 침해했다는 주장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서한은 국제법을 대하는 양국의 태도도 대비해 설명했다. 국제법의 절차를 따르고 존중하는 캄보디아와 다르게 태국은 군사력을 동원했다. 캄보디아는 1954년, 2008년, 2025년 7월에 발생한 국경 분쟁 모두 철저히 법적 절차에 따랐으며, 국제사법재판소(ICJ)는 1962년과 2013년에 쁘레아 뷔히어 사원과 근방 지역의 캄보디아 주권을 인정했다. 서한은 “이러한 상황에서 캄보디아가 법치의 원칙을 버리고 태국을 상대로 침략 전쟁을 벌이는 것은 비논리적이며 비이성적”이라고 말했다.

1970년부터 1988년까지 두 번의 전쟁과 집단학살이란 역사적 트라우마를 가진 캄보디아로선 평화와 안정이 국가적 최우선 과제이다. 캄보디아는 2021년, 2024년, 2025년에 걸쳐 국제사회로부터 평화 관련 상을 받았다. 수십 년간 쌓아온 회복과 평화를 스스로 무너뜨릴 이유가 없다.

캄보디아는 태국의 군사 행보를 강력히 비난했다. 서한은 12월 7일부터 태국 당국이 국경 800킬로미터에 걸친 대규모 공세를 명령했으며 일부 지역은 캄보디아 영토 안쪽으로 80~90킬로미터까지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태국은 F-16, 그리펜 전투기, 집속탄, 무장 드론, 중포, 장거리 로켓, 전차와 장갑차 등을 투입했으며 육, 해, 공군이 연계해 공격했다. 캄보디아는 이를 국제법상 자위권 행사로 규정할 수 없으며, “캄보디아 왕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의도적인 무력 침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 이번 사태를 “보이는 그대로 침략 행위로 규정해달라”며, 국제법을 수호하고 책임을 다할 것을 요청했다.

서한은 국제사회의 모호한 태도나 침묵은 국제법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법치 대신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지금 걸려 있는 것은 캄보디아의 주권을 넘어, 법치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대한 신뢰성”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