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꽃은 핀다’ 쓰레기 매립장에 우물로 전한 사랑

기사입력 : 2021년 02월 15일

- 쓰레기를 주우며 매립지에 살아가는 500여가구

- 지난해 10월 홍수로 인해 집이 침수되고 우물이 무너져

- 월드쉐어와 개인후원자들이 후원금을 전달해 새 우물을 시추

우물 시추(2)▲ 지난해 10월 캄보디아에 발생한 홍수로 매립지에 시추한 우물이 무너지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월드쉐어는 CACPM(대표 김송수), 쩐 씨타님(개인후원자), 현유진님(개인후원자),의 후원으로 매립지에 새로운 우물을 시추하여 주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사진제공 월드쉐어)

누구나 한 가지 정도는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고 싶은 아킬레스건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캄보디아에 만약에 그런 장소가 있다면 아마 프놈펜 전역에서 쓰레기가 모이는 쓰레기매립장이지 않을까 싶다.

해마다 고층빌딩과 대규모 복합단지로 화려해지고 있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약 15km를 벗어나면 생계를 위해 매립지에서 살아가는 500가구, 2,000여 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 도착하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난민촌 같은 환경이 펼쳐진다. 하루에도 수십 대씩 들락날락 하는 쓰레기 수거차량에서 쓰레기가 쏟아지고, 악취가 나는 그 쓰레기 더미에서 이곳의 주민들은 플라스틱이나 캔을 부지런히 주워서 그 수입으로 살아간다.

어른들은 주로 낮에 쓰레기를 줍고, 밤에는 어린이들과 청년들이 밤새 쓰레기를 줍는다. 이곳의 아이들은 더럽고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 학교를 일찍 그만두곤 하며, 이곳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밖에 세상을 알지 못하여 평생을 쓰레기를 줍고 살아가며 성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놀랍게도 이곳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그린벧엘 학교가 있다. 2016년 4월부터 매립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의료, 교육, 구제 등을 시작하였고, 쓰레기를 주우며 살아가는 가정의 방치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돌보고 가르치기 위해 2019년 1월에는 그린벧엘 학교를 완공하여 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90여 명의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받고 있으며, 방과 후 교실의 아이들까지 합치면 대략 250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이용하고 있다.

월드쉐어는 2019년 아주재단과 협력하여 매립지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의 생활을 돕기 위해 식수위생시설(우물, 공용 화장실, 샤워실, 빨래터 및 마을회관)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캄보디아에 발생한 홍수로 인해 시추한 우물이 무너지면서 주민들이 우물을 사용 할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립장 주민들의 생활은 더 어렵게 되었고, 집이 홍수로 잠기면서 주민들의 대부분은 쓰레기 산에 텐트를 치고 거주하는 상황까지 되었다.

비위생적인 환경 가운데 거주하는 매립장 주민들을 위해 우물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었고, 월드쉐어는 CACPM(대표 김송수), 쩐 씨타님(개인후원자), 현유진님(개인후원자)의 후원으로 긴급히 우물을 지원할 수 있었다. 후원금을 전달하기 위해 현지직원과 함께 방문한 CACPM 직원대표는 회사의 후원이 이렇게 의미 있는 곳에 사용되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이 지면을 빌려 선뜻 후원을 해주신 CACPM 임직원들과 쩐 씨타님, 현유진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곳을 삶의 터전 삼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수고하는 사람들, 또한 이곳을 후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곳의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