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프놈펜에서 푸꾸옥 섬가기 (상) (feat. 두딸아빠의 정신승리기)

기사입력 : 2018년 10월 19일

구성: 성인 2명 아동 2명 총 4인 가족
일정: 10월 6일~10월 9일 (3박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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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꼭 짜여진 대로, 계획했던 대로 진행이 되지 않더라도, 예상치 못했던 그 과정조차 나중에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기에 걱정은 접어두고 긍정적인 마음만 가방 가득 채워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번 프춤번 연휴를 맞아 다녀왔던 베트남 푸꾸옥 섬 여행이 딱 이런 계획대로 되지 않은 여행이었습니다.

푸꾸옥 섬은 베트남 최남단에 자리한 섬으로 CNN이 선정한 세계 10대 해변 사오비치는 물론, 청정 자연을 품고 있어 베트남의 떠오르는 관광지 1순위로 꼽히는 곳입니다. 사실 베트남 보다는 캄보디아에 더 가까이 위치하고 있고, 여전히 영토 분쟁 문제가 있는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가슴 아픈 섬이기도 합니다.

보통 캄보디아에서는 베트남 호치민(HOCHIMINH)까지 이동 후 국내선 비행기로 푸꾸옥(PHU QUOK) 섬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주로 이용하지만, 저희 가족은 이번에 프놈펜에서 하티엔(HA TIEN) 국경까지 버스를 타고 하티엔에서 푸꾸옥 섬까지 배를 타고 가는 조금은 생소한 경로를 이용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이동 시간이 길어 결코 편안한 여정은 아니였지만 가족들 모두 짜증내지 않고 건강하게 다녀온 만큼, 전체적으로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기에 푸꾸옥에 가고 싶으신 다른 교민 분들을 위하여 최대한 자세하게 여정을 글로 남깁니다.
(저희 일정은 프춤번 연휴로 인하여 귀향객들이 많은 상황이었기에 평일 운행과는 다를 수 있음을 참조 바랍니다.)

1. 표 구매

강변의 여러 소규모 여행사에서 푸꾸옥까지 가는 버스 + 배 티켓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로 해당 루트를 운영하는 여행사는 왓프놈 근처의 CHAMPA EXPRESS라는 곳입니다. 보통 강변에서는 25USD ~ 27 USD 까지 판매하고 있으며 저희는 좀 더 싸게 1인당 22불에 구매하여 다녀왔습니다. 처음 여행사 설명으로는 20인승 벤을 타고 국경을 넘어서 쾌속선으로 푸꾸옥까지 이동 후 푸꾸옥 시내까지 데려다 주는 총 6시간 30분 짜리 루트였습니다.

“오호라~~ 이 정도면 갈만한데!!” 감탄이 절로 나오는 솔깃한 계획이었으나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 실제로는 많은 부분이 달랐습니다. 여행사 말을 너무 철썩같이 믿지 마시고 그냥 마음을 비우시고 출발하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2. 10월 6일 오전 08시 하티엔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

KakaoTalk_20181011_171759101버스시간이 7시 30분이었기에 6시부터 아이들은 깨워 강변 나이트 마켓 근처로 갔지만 역시나 정시에 출발할 리가 없었습니다. 강변에서 8시까지 대기 후 여행사 직원이 왓프놈 근처의 CHAMPA EXPRESS로 뚝뚝이를 태워 보내주었습니다. 이 날은 프춤번 연휴로 귀향객들이 많아서인지 총 2대의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으며, 한대는 대형 버스 다른 한대는 미니버스 였습니다. 아마도 대형 버스가 바로 하티엔으로 가는 버스였는 듯 하나 이미 자리가 다 차서 저희는 깜폿을 경유하는 미니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캄폿까지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입니다. 조금 지루한 이 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긍정적인 마음과 맥주입니다. 먹고 마시다 보면 중간에 휴게소에 들립니다. 10분정도 정차하는 이 중간 휴게소에 까르보나라 불닭 OO면, 튀김 O동 등, 프놈펜에서도 자주 못보는 컵라면이 많이 있었습니다. 괜히 뿌듯해져서 컵라면에 대해 경례(?)를 할 뻔 했습니다.

3. 12시 25분 캄폿 도착
저희 버스는 먼저 캄폿에 도착하여 승객들은 내려줍니다. 대부분 웨스턴 손님들이었는데, 캄폿에 도착하니 모두 내렸고 한 명 남은 캄보디아 승객도 까엡으로 가는 길 중간에 내리고 나니 버스는 온전히 우리들 차지가 되었습니다. 또 다시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깹에서 1시간 정도를 달려 드디어 하티엔 국경에 도착하였습니다.

4. 13시 20분 국경 도착 후 수속
아무래도 우리들은 배 시간을 놓친듯합니다. 그러나 기사아저씨는 서두르는 기색이 없습니다. 저희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저희는 이 때 배 시간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국경은 굉장히 단촐합니다. 공무원 아저씨들은 책상 위에 발을 올리고 잠을 자고 있습니다. 출국자가 많이 없으니 대기 나 검사 없이 바로 출국 수속이 완료됩니다. 돈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왠지 강력하게 뭔가를 갈구하는 눈빛입니다. 그러나 가급적 출국카드를 꼭 사전에 적어서 가시길 바랍니다. 출국카드가 적혀있지 않으면 자기들이 적고 나서 1불을 요구합니다. 공짜 서비스는 없는 바람직한 시장경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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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181011_173316923▲ 하티엔 국경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가는 길. 바벳 국경과는 달리 아주 한산한 분위기다. 대기가 없어 수속이 빠르다. (위)  긴 여정에서 소소한 행복을 주었던 컵라면과 맥주. 푸꾸옥 섬으로 들어가는 배 위에서 찰칵 (아래)

수속이 끝나면 베트남 국경까지 약 100미터 정도를 걸어가서 다시 베트남 입국 수속을 밟아야 합니다. 역시 대기자가 없어서 검역 신고서만 작성 후 통과가 가능합니다. 베트남 국경을 나오자 대기하고 있던 베트남 벤을 타고 배를 타러 고고~

나중에 배 시간을 보고 안 사실이지만 이때는 이미 마지막 배를 놓친 상태였습니다. 잘못하면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야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도 나와 있던 여행사 담당자가 여기 저기 확인하여 막 출발 중인 푸꾸옥으로 가는 다른 페리를 급하게 탈 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고마움을 가득 담아 물어봅니다.
“내려서는 시내까지 어떻게 가야 하나요?”
출발하는 페리 뒤로 그녀가 말합니다
“알아서 가세요~~~!!”

감사함으로 가득찬 멱살잡이 직전에 배가 출발합니다.

5. 2시 10분 푸꾸옥으로 가는 배 출항

도착 후 시내까지는 알아서 가라고 합니다. 계약은 분명 푸꾸옥 시내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었는데… 이제 처음에 가득 담아 두었던 긍정 에너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희한테는 다행이었던 건 시간은 저희가 처음 타려던 일반 쾌속선 보다는 2배정도 더 걸렸지만 (약 2시간 30분 소요) 페리가 커서 배 밖으로 나가서 구경도 할 수 있엇고 배 안에서 간단한 컵라면이나 음료수도 팔고 있었기에 쉬엄쉬엄 체력을 충전하면서 여정을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배 안에는 대부분 화물차 중장비와 작업자들로 보이는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2시간 30분을 배를 타고 드디어 푸꾸옥에 도착합니다.

6. 4시 40분 푸꾸옥 섬 도착!!
드디어 끝이구나 하는 순간 보이는 황량한 페리 터미널의 모습.. 여객선이 들어오는 일반 터미널이 아니라 화물차 중장비가 주로 들어오는 작은 터미널이다 보니 나와 있는 사람도 택시도 없었습니다. 마른침을 삼킵니다. 가족들에게 말은 못하고 머리 속이 급하게 회전을 시작하면서 돌 가루가 날립니다. 전화도 없고 인터넷도 안되고… 그러다 갑자기 베트남 사람 한 분이 다가옵니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 의사소통을 시도하며, 자기가 시내까지 태워 주겠다고 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일단 오케이는 했으나, 여행 첫날부터 바가지는 기분이 좋지 않겠지요.

‘20불 정도면 오케이하고 가자!!’ 내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15킬로 이동에 8불을 부릅니다. 의심이 감사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기분 좋게 푸꾸옥 섬에서의 첫 일정을 시작합니다.

집에서 나와서 총 10시간!! 생각보다 이동 시간이 길어 결코 편한 여정은 아니였지만 가족들 모두 짜증내지 않고 건강하게 도착한 만큼 전체적으로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자평하면서 출발기를 마무리 합니다. /글 박영태 (푸꾸옥 섬 여행기와 도착기는 다음호 (하)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