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하게 생긴 커다란 과일 잭프룻

기사입력 : 2014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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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중에는 잭프룻을 생과일로 먹어 본 사람보다 말려서 튀긴 잭프룻 칩으로 먹어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실제로 손질하기 전의 잭프룻을 보면 두리안처럼 껍질이 삐죽삐죽하며 크기나 색도 두리안과 비슷하다. 잭프룻은 두리안만큼이나 아시아의 특별한 과일로 알려져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잭프룻을 ‘크나오’라고 부른다. 잭프룻의 매력은 특유의 향과 달콤한 과육, 쫄깃한 식감이다. 잭프룻은 큰 타원형 모양으로 삐죽삐죽한 모양의 껍질은 주로 밝은 녹색을 띈다. 익을수록 초록색에서 노란색을 거쳐 갈색으로 변한다. 가장 큰 잭프룻은 20~30kg에 달한다고 한다. 워낙에 크고 둥그렇게 생겨서 멍청하게 보이기도 한다. 잭프룻은 모든 부분에서 끈적끈적하고 하얀 유액이 나온다. 반을 잘라보면 안에는 하얀 실 같은 것들이 얽혀있고 그 사이 사이에 노란 알맹이들이 숨어있다. 하얀 실들도 먹어도 되는 부분이지만 별 맛이 없어서 대개 버리는 경우가 많다. 노란 알맹이 속에는 꽤 큰 갈색 씨가 들어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주로 껌뽕참 지역에서 잭프룻을 재배한다. 껌뽕참에는 대규모의 잭프룻 농장이 많은 반면 다른 지역들은 가족농장에서 키우는 정도라고 한다. 최근 몇 년간은 말레이시아에서 새로운 종자의 잭프룻을 수입해 끼리롬국립공원 주변 지역에서 기르는 중이기도 하다. 이 새로운 종자의 잭프룻은 과육이 보다 단단하여 말린 잭프룻 칩을 생산하는 곳에 납품하는 용으로 쓰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캄보디아에서 잭프룻 칩을 만드는 회사는 규모가 너무 작다. 현지에서 유통되는 잭프룻 칩은 대부분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캄보디아의 잭프룻 철은 일 년 중에서 가장 더운 3월~5월 사이이다. 제철에 먹으면 잘 익은 과일을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지만 잭프룻은 1년 내내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캄보디아에서 잭프룻은 생과일로 먹는 경우가 제일 흔하며 그 외에도 반찬, 디저트 등의 재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생과일로 먹을 경우에는 잭프룻에서 나오는 유액 때문에 먹고 나면 입이 끈적거린다. 빨리 끈적거림을 없애고 싶을 때는 식용유를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덜 익은 녹색 빛의 잭프룻은 캄보디아 국 요리인 썸러 꺼꼬에 단 맛을 더하기 위해 넣어 먹기도 하며 노란 잭프룻 과육을 찐 찹쌀과 함께 디저트로 먹기도 한다.

‘놈 언썸 크나오’는 찹쌀과 잘 익은 잭프룻을 넣고 바나나 잎에 싸서 찌거나 삶은 캄보디아식 떡이다. 또한 통조림으로 가공되기도 하고 과자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잘 익은 잭프룻은 그 속의 갈색 씨까지 먹을 수 있다. 소금을 살짝 넣고 삶거나 구은 후 껍질을 벗기고 먹으면 된다. 밤과 살짝 비슷한 맛이 난다. / 글 : 박슬기 , 자료제공 : 멩 보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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