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교통사고의 원흉 오토바이

기사입력 : 2014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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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서 어떻게 운전을 해요? 불안해서 혼났어요.”
처음으로 프놈펜에 온 후배를 옆 자리에 태우고 손수 운전으로 시내 몇 곳을 돌아왔더니 후배가 차에서 내리면서 내게 던진 말이다. 오토바이와 툭툭이, 자전거 등이 차량과 뒤섞여 함께 달리는데다가 아무데서나 무단 횡단을 하는 등 교통질서까지 어지러워서 금방이라도 사고가 날 것 같았다고 했다.

프놈펜 시내 도로는 대부분 왕복 4차선이다. 편도 2차선 도로에 차량과 오토바이, 자전거 등이 함께 달리다 보니 매우 번잡하다. 차량은 주로 중앙선 쪽 1차선으로 달리고 2차선 쪽에는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이 점거해 달리지만 교통량이 좀 늘어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오토바이가 틈만 있으면 비집고 들어와 차량 전후좌우를 둘러쌀 때가 많다. 앞 차와의 거리가 좀 벌어지기라도 하면 오토바이들이 S자를 그리면서 차량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 어디 그뿐인가. 좌우에서 수시로 끼어드는가 하면 역주행을 해서 달려드는 오토바이도 종종 있다.

차들이 안쪽 한 차선으로 달리다 보니 추월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추월하려는 차는 거의 반대 차선을 넘어 앞 차를 추월한다. 비켜 달라고 경고등을 번쩍거리면서 중앙선을 넘어 내가 달리는 차선을 타고 달려오는 차 때문에 등골이 오싹할 때도 더러 있다. 당연히 적당히 비켜 주어야 한다. 간선도로의 큰 교차로 이외에는 좌회전이나 U턴을 할 수 있는 데가 거의 없다. 그래서 반대 차선에 여유만 생기면 아무데서나 적당히 좌회전을 해서 차를 돌린다.

한때 한국이 교통사고율 세계 최고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사고율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 그런데 최근 캄보디아가 교통사고율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되었다고 한다. 1년에 2천 명 가까이, 하루에 5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고 한다. 2010년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5,505명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인구 비율(한국의 27% 정도)로 비교해 보면 매우 높은 수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 사망자가 해마다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이 중에서 다수가 오토바이 희생자들이다.

캄보디아 교통사고의 원흉은 오토바이다. 프놈펜 같은 대도시에도 시내버스가 없기 때문에 서민들 대부분이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이동한다. 생활이 좀 괜찮은 집에는 오토바이가 몇 대씩 있고 빠듯하게 사는 집에도 중고 오토바이가 한 대 정도는 있다. 자기 오토바이가 없는 사람은 요금을 내고 모토(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한다. 길거리에 나가면 천지가 오토바이지만 면허를 가지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이 10%가 채 안 된다고 한다. 보험에 드는 일도 거의 없다. 운전자 중에는 어린 청소년이나 여성들도 많다. 또, 오토바이 한 대에 두세 명 타는 것은 보통이고 다섯 명을 태우고 달리기도 한다.

캄보디아의 오토바이는 거리의 무법자다.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끼어드는 것은 물론 반대 차선을 넘나들거나 역주행도 빈번하다. 밖에 나가 돌아다니다 보면 교통사고를 하루에도 여러 번 목격하기도 한다. 몇 년 전에는 국도상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일가족 4명이 즉사하는 참사도 있었다. 그래서 차를 몰고 나갈 때에는 특히 오토바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전후좌우 어디서든지 오토바이가 끼어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방어 운전, 조심 운전을 해야 한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