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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익숙함의 오류
캄보디아에 오랜 시간 살아오며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추호의 의심 없이 단정해 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원래 그렇다”, “해외에 오래 나와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해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말들로 어느새 나 역시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 타인과 상황에 밀어붙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어느 시대던간에 ‘이례적인’, ‘최초’의 것들이 즐비한 법인데 익숙한 것이 진리인양 착각하진 않았는가 말이다.
세월은 경험을 주지만 동시에 생각을 무디게 만들기도 한다.
오랜 시간 굳어진 사고의 상자는 편리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가능성과 진실을 가려버리기 쉽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확신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된 생각의 상자를 다시 정비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고정관념이 깊이 박혀버려서 가를 가라고 읽어도 그 안의 저의를 파고내야만 성질이 풀리는 관계들이 있다. 이런 경우 인과응보이고 자승자박인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어떻게든 미워하기로 작정한 것이 마치 예수를 십자가에서 죽이라고 외치던 유대인 같지 않은가.
십자가에 예수를 못 박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나라를 위한 일임에 추호도 의심이 없었을 것이다. 일부 기득권을 지키려는 자들은 알면서도 모른척 했을 수 있지만 ‘선동된’ 군중들은 진리를 수호하는 길이 저 정치범을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니가 몰라서 그러는데 사실 말이야’ 식으로 시작하는 문장치고 건설적이었던 적이 없다. 설령 내가 더 많이 알고 상대가 정말 모르고 있다 하더라도 타인에 대한 성급함과 무례함은 자신의 선에서 멈추는 편이 낫다. 확신은 때로 진실보다 더 위험하게 사람을 몰아붙이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뉴스브리핑캄보디아 2026년 4월 6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