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전교생이 한국어로 공부하는 학교 ‘소금과 빛 국제학교’ 이야기 – TOPIK 6등급은 ‘기본’ 한국어 국제학교 ‘소금과 빛 국제학교’

기사입력 : 2025년 07월 21일

소빛 03_WS캄보디아에는 전 과정을 한국어로 가르치며 수많은 아이들의 진로와 삶을 바꿔온 학교가 있다. 바로‘소금과 빛 국제학교’다.

2008년 설립된 소금과 빛 국제학교(교장 안병근, 이하 소빛학교)는 2016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매년 놀라운 성과를 이뤄왔다. 특히 한국 정부초청장학생(GKS)을 꾸준히 배출하며 캄보디아 내 한국어 교육기관 중 가장 많은 GKS 장학생을 배출한 학교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졸업생 5명 중 4명이 한국어능력시험(TOPIK) 6급, 1명이 5급을 취득해 다시 한 번 학교의 우수한 교육 성과를 증명했다.

소빛학교는 Non Sibi(Not for self)의 마음, Soli Deo Gloria(For the glory of God)를 교훈으로 삼아 캄보디아의 가난한 목회자 가정 자녀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영어, 수학, 과학, 예체능, 성경공부, 그리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포함한 포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아이들은 공동체 안에서 훈련받으며 살아가는 법, 섬기는 법을 배운다.

특히 이곳은 많은 아이들에게 생애 처음으로“사랑받는 존재”로서의 감각을 일깨워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한 교사는“아이들은 여기서‘넌 특별해’,‘너는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처음 들어요. 아이들 자존감이 자라는 곳이 바로 여기예요.”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 삶을 바꾼 교실, 자라나는 꿈들
“저는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고 싶어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으로 주님의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

이 단순하면서도 깊은 꿈을 품은 소년, 꽁 파완(Kong Pawan)은 캄보디아 바탐방 외곽에서 자랐다. 그의 하루는 새벽 6시, 학교 식당에서 아이들을 위한 밥을 짓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말수는 적었지만 요리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집중하던 아이. 지금 그는 프놈펜의 NWMF LAB에서 일하며 유튜브 채널에도 참여하는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최근 그는 코트라(KOTRA) 행사에서 한국의 비빔밥과 떡볶이를 선보이며, 캄보디아와 한국 간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오는 8월에도 한국 기업 행사에서 다시 한국 요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꽁 파완은“학교 다닐 땐 공부가 참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제 돌이켜보면, 그때 교실에서 배운 것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소빛학교에서는 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이들의 다양한 꿈이 자라나고 있다.

■ 한국어 국제학교, 세계로 향한 디딤돌
소빛학교는 캄보디아 정부에 정식 등록된 한국어 국제학교로서 프놈펜한국국제학교(KISPP)와 함께 유일하게 한국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는 기관 중 하나다. 한국인과 현지 교사들이 협력하여 수업을 이끌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세계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제3대 교장으로 소빛을 이끌고 있는 안병근 선교사와 교감 이일우 선교사는 ‘위기는 곧 기회’라는 신념 아래 새로운 변화와 교육 혁신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 발맞춰 전문가 교사 영입, 다중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능력 함양, 그리고 표준 한국어 기반 교육 강화 등의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안 교장은“아이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는 전문가의 지도가 꼭 필요합니다. 또, 한국 유학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사이버대학교도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세종사이버대학교 무역학과와 호텔조리학과 진학한 두 명의 졸업생이 프놈펜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캄보디아 왕립대학교(RUPP)나 일본 대학원 진학까지 꿈꾸며 세계로 나아가는 또 다른 길을 개척해가고 있다.

■ 함께 만드는 기적, 열려 있는 학교의 문
소빛학교는 전적으로 후원과 자원봉사에 의존해 운영된다. 한국과 세계 각지의 후원자들이 정기적으로 기부한 손길이 교실을 세우고 책걸상을 채우며, 아이들의 꿈을 길러낸다.
현재 학교는 황성건 이사장이 이끄는 이사회와 법인, 미국 NGO인 EDUCAM, 그리고 교회 단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운영되고 있다. NGO 비자를 통해 외국인 교사들도 합법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안 교장은“소빛학교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신 모든 한국 분들은 교사로 함께 하실 수 있어요. 비자가 필요하신 분들께도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교실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꿉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소빛학교에는 아이들의 마음과 삶에 씨앗을 심는 교사들이 있다. 35년간 교육 선교사로 활동해온 안병근 교장 역시 현재 소빛학교와 더불어 캄보디아장로교신학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도 사역하고 있다.

소빛학교의 한 교사는 “우리는 교과서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르칩니다. 우리가 만든 교실에서 자란 아이들이, 또 다른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날이 분명히 올 거예요.”라며 자부심을 드러내보였다.

■ 작은 학교에서 시작된 변화, 캄보디아의 미래를 밝히다
힌편 오는 7월 17일 소빛학교는 제11회 졸업식을 맞이한다. 떠나는 아쉬움 속에서도 졸업생들은 소금과 빛 국제학교에서의 배움과 성장에 대한 진심 어린 소감을 남겼다.

짜임 승우언(Chem snguon)은 “이곳에서 배운 협력과 배려의 정신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소금과 빛 국제학교의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고, 학교에서 키운 꿈을 향해 더욱 나아가겠습니다. 특히 한국 대학 입학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할것이며, 저와 같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소완싸우보리(Pan Sovansaobory)는 “학교 생활 내내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용기를 준 선생님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대학 입학을 목표로 노력하는 동안 걱정과 불안을 경험했지만, 기도로 이를 승화시키며 앞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지금까지 수십 명의 졸업생들과 더불어 올해 졸업생들 역시 한국과 캄보디아 사회로 나아가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장차 지역사회의 리더로 성장해 다시 지역을 섬기는 선순환의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문다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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