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약속했던 대사 약속을 지킨 대사” 박정욱 주캄보디아 대사 2년 6개월 임기 마무리

기사입력 : 2025년 07월 21일

#대사님인사_1PIMG_0238_WS▲ 박정욱 주캄보디아 대사 부부가 17일 이임식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교민과 소통하고 돕는 대사관이 되겠다”는 첫 다짐은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 2023년 1월 부임한 박정욱 주캄보디아 대사는 2년 6개월간 누구보다 현장을 찾았고 직접 만나고 소통했다. 교민사회뿐 아니라 현지 정부와 외교단 사이에서도 ‘열린 대사관’을 실현한 대사로 기억되고 있다.

7월 17일 박 대사는 교민 이임식을 끝으로 공식 임기를 마무리했다. 앞서 15일에는 훈센 상원의장, 16일에는 훈 마넷 총리를 차례로 예방하며 이임 인사를 전했고 같은 날에는 캄보디아 정부 고위 관계자 및 16개국 주재 대사들과 이임 오찬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훈 마넷 총리는 박 대사에게 양국 협력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캄보디아 국왕훈장 중 최고 등급인 ‘사하메트레이 대십자 훈장(The Royal Order of Sahametrei Grand Cross)’을 수여했다. 외국인에게 수여되는 다섯 등급 가운데 최상위에 해당하는 훈장으로 한국 대사에게는 처음 수여된 사례다.

“말보다 현장” 현장을 향한 발걸음으로 채운 1년 반
박 대사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중심’의 활동이었다. 부임 한 달 만인 2024년 2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모든 것의 핵심 고리는 소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그의 활동은 말 그대로 ‘현장에서 증명된 외교’였다.
교민 행사, 기업 간담회, 캄보디아 정부 및 외교단 초청 행사, 국제기구 주최 포럼, 지방 방문 등 거의 모든 일정에 박 대사가 직접 참석해 인사를 건넸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청취했다. 그의 등장은 단순한 의전 차원이 아니라 관계 구축과 실질적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교민들 사이에서는 “주말에도 행사에 빠지지 않는다”, “질문이 구체적이고 실무 감각이 있다”, “교민 사회에 진심이 느껴졌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퍼져나갔다. 그동안 대사관의 존재가 멀게 느껴졌던 일부 교민들에게는 “대사관이 가까워졌다”는 인상도 남겼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실질 협력의 토대 마련
박 대사의 재임 기간 동안 한-캄보디아 관계는 중요한 외교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훈센 상원의장은 “박 대사의 재임 중 한-캄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은 큰 외교 성과”라며 “양국 간 신뢰 기반이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박 대사의 재임 기간 동안 양국 간 교역은 2024년 기준 약 7억 6,200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1.5% 증가하였고 올해 상반기 무역량도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ODA 기반 협력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특히 양국 간 대표적인 우정 상징 프로젝트인 ‘캄보디아-한국 우정의 다리’ 건설은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서며 양국 협력의 구체적 성과로 자리 잡았다.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박 대사는 외교와 경제 협력을 아우르는 실용적 외교에 강점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통상협력국 심의관, 투자정책관, 주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 등을 거친 그는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지원단장까지 역임한 실무형 인사였다.

이러한 이력은 주재국에서의 외교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그는 한-캄 경제 교류의 지속가능한 구조를 위해 ‘한-캄 정례 투자협력 협의회’를 출범시켰고, 양국 주요 기관들이 참여하는 정례회의 체계를 구축해 실질적인 정책 논의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2024년 10월 제1차 협의회를 시작으로, 제2차 회의에는 주캄보디아대사관, KOTRA, KOICA,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수자원공사 등 한국 측 주요 기관들과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 외교부, 노동부, 국세청, 중앙은행, 법무부 등 캄보디아 측 핵심 부처가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이 협의회는 양국 간 투자, 세제, 노동, 금융 협력의 실질적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외교적 신뢰의 증표, 국왕훈장 Grand Cross 수훈…활발한 외교적 교류
박정욱 대사는 7월 16일 훈 마넷 총리를 이임 예방차 방문하였고 이날 캄보디아 국왕 훈장인 ‘사하메트레이 대십자 훈장(The Royal Order of Sahametrei Grand Cross)’을 수여받았다. 이 훈장은 외국인에게 수여되는 다섯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협동’과 ‘평화’를 상징하는 훈장이다. 한국 대사로서는 최초 수훈이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의미가 더욱 크다.
훈 마넷 총리는 “양국 간 유대와 협력 관계 증진에 박 대사가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오후, 박 대사의 이임을 기념하는 오찬이 프놈펜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캄보디아 정부 각 부처의 장·차관급 인사와 함께 라오스, 러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 프랑스, 필리핀, 독일, 브루나이 등 1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해 박 대사와 인사를 나누고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박 대사는 “외교관이 아닌 특임공관장으로 캄보디아에 머물렀지만 이곳은 제게 잊지 못할 나라가 되었다”며, “임기는 끝났지만 한-캄 관계 증진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프놈펜 한식당‘한촌’이 준비한 퓨전 코스 메뉴를 즐기는 가운데 담소를 나누며 박 대사와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교민사회와의 소통, 그 자체가 외교였습니다”
박정욱 주캄보디아 대사가 이임을 앞두고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교민들과의 작별 인사를 나눴다. 7월 17일, 주캄보디아 대사관저에서 열린 이임식에는 39명의 주요 교민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자리에서 박 대사는 부임 첫날 캄보디아에 도착해 섬유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하며 교민들과의 첫 만남을 가졌던 순간을 회상하며 소회를 시작했다.

그는 재임 중 인상 깊었던 순간들로 케이브엔터테인먼트가 매년 주관하는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프놈펜 한국국제학교와 프놈펜 한글학교 방문, 다양한 기업 및 공장 현장 방문 등을 언급하며 부임 초기 뉴스브리핑캄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소통’의 원칙이 어떻게 실천되어 왔는지를 되짚었다. 특히 한국국제학교의 안정화와 기반 마련을 위해 부영이 이사진으로 참여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교육·문화·민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사는 “점과 점이 만나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을 이루듯, 교민사회와 기업들이 협력하고 소통한다면 더 넓은 외교의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좋은 기억들을 안고 내일(18일) 저녁 캄보디아를 떠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대사는 대통령이 임명한 특임공관장으로 정권 교체에 따른 인사 원칙에 따라 2023년 1월부터 시작된 약 2년 반의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말보다 현장을 중시한 그의 실용 외교와 열린 소통의 자세는 교민사회와 캄보디아 정부 모두에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으며 차기 대사에게도 소중한 유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브리핑캄보디아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