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을 맞아 알아본 우리나라와 캄보디아의 물 사용량

기사입력 : 2021년 03월 22일

waterday copy

안녕하세요, 캄보디아 물에 대해 연재했던 문동진입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번외로 캄보디아의 물 관련 현황을 소개해드림으로써, 익숙하게 생각했던 안정적이고 안전한 급수가 얼마나 캄보디아에서는 소중한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취지로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매년 3월 22일은 UN 총회가 1992년에 세계인들로 하여금 물의 중요성을 알고, 물 절약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세계 물의 날”로 지정하여 선포한 날입니다. 올해로 19주년을 맞은 세계 물의 날에는 많은 관련 기관이 취지를 살려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권장합니다.

우리의 고국인 대한민국과 저희가 있는 캄보디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러 상식을 통해 우리는 흔히 대한민국은 물 부족 국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물을 쓰길래 한국이 물 부족 국가라 하는지, 그렇다면 캄보디아는 어떤 상황일지를 비교하며 캄보디아의 물 사용 현황을 알아보겠습니다.

 

사실은 물 부족국가가 아닌 우리나라, 캄보디아는?

흔히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물 부족 국가는 아닙니다. 2003년 PAI(국제인구행동연구소, 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의 발표에서 한국을 물 스트레스 국가(Water stressed Country)로 구분한 것을 UN이 인용하였는데, 이를 한국 언론에서 물 부족국가(Water shortage country)로 전달하면서 ‘한국=물 부족 국가’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PAI는 1인당 가용 수자원양을 기준으로 1700ton 이상이면 물 풍요국, 1000-1700ton은 물 스트레스 국, 1000ton 미만이면 물기근국으로 분류하였습니다. 발표 당시 한국은 인당 수자원 가용량이  1472ton으로 집계되며, 물스트레스국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비교적 물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위 내용을 근거로 ‘물을 아끼자’는 캠페인이 전개되었지만, 최근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 근거입니다. 위 내용이 실린 보고서를 보면 95년도에 집계된 데이터를 근거로 사용하였습니다. 근 25년전 데이터기 때문에 최근 데이터를 찾아보면 2013-2017년 1,364ton으로 집계되며 여전히 PAI의 분류에 의하며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캄보디아는 어떨까요? 당시 95년 전 집계 데이터를 보면 캄보디아의 인당 수자원 가용량은 49,691ton이며, 2013-2017년에 집계된 데이터는 29,739ton입니다. 우리나라 대비 20배이상되는 어마어마한 수자원 가용량을 보여줍니다.

언뜻 생각하면 맞는 것 같습니다. 메콩강도 흐르고 있고,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라는 톤레삽 호수도 있으니까요. 또 하지만 캄보디아를 생각하면 물 문제… 정확히는 안전한 식수가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정확하게 캄보디아와 한국의 물 현황을 인당 수자원 가용량으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취합하여 아래와 같은 표로 비교해 봤습니다.

물 풍요 국가 근거▲ 표: 대한민국과 캄보디아의 물 현황, 사용량 비교 (참조: UN FAO Aquastat, 작성자 재가공)
* 각 조사 기관별 자료마다 데이터가 각각 상이한 부분이 있습니다. 위 자료는 UN FAO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차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인당 물사용량등을 파악하였습니다. 위 데이터는 정확한 사실이 아닐 수 있으나, 대략적 규모와 추세에 대한 가늠을 할 수 있는 목적으로 참고할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사용 가능한 인당 수자원 캄보디아가 월등하고, 이 항목을 근거로 물 스트레스 국가와 물 풍요국가로 구분된 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두 국가간 1인당 연간 총 물 사용량을 비교해보면 수자원 가용량과는 상관없이 우리나라가 캄보디아에 3배정도 많은 1인당 총 물사용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국가의 인구가 약 3배 차이가 나니 납득될 수도 있지만, 해당 총 물사용량의 산업별 사용 비율을 보면 놀랍습니다.

한국은 총 물 사용량중 약 23-29%까지 도시의 공공급수로 사용되지만, 캄보디아는 총 물 사용량중 4.4%밖에 공공급수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 비율로 1인당 하루 생활용수 사용량을 추산하면 한국은 1인당 일 도시 급수 사용량 357L임을 알 수 있고, 캄보디아는 인당 일 도시 급수 사용량 16.77L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배 가량 차이가 나는 부분이고, 한국인이 캄보디아 사람 대비 얼마나 물을 많이 쓸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의 막대한 사용 가능한 수자원이 생활용수 시스템으로, 식수 시스템으로의 유입이 굉장히 낮으며, 특히 해당 인프라가 없는 시골 지역의 만성적인 생활용수, 식수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캄보디아에 식수 설비는 필수입니다!

두 나라의 큰 사용량 차이의 이유는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한국 도시 거주자와 캄보디아 도시 거주자의 절대적 인원 수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두 국가의 수도 공급 시설의 수준 차이를 통한 공공급수 접근성의 차이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상당 수가 시골에 사는 캄보디아 국가의 특성상, 도시 급수가 아닌 시골에서 생활용수원인 강물, 지하수 등이 포함이 안되어 실질적으로 캄보디아인들의 생활용수 물 사용량 대비 위 데이터는 적게 추산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문헌 조사를 통해 파악한 한국인의 인당 생활용수 사용량은 183L~280L까지 결과의 변동이 있고, 캄보디아 또한 문헌에 따라 50~100L까지 추산한 자료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물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캄보디아도 앞으로 물 사용량이 증대되어 물 절약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고, 한국인들은 분명 캄보디아인들에 비해 상당히 많은 물을 생활용수로 쓰고 있다는 것일 것입니다.

이렇게 사용 가능한 수자원의 안전한 공공급수로의 유입이 어려운 이 나라에서, 우리가 한국에서처럼 물을 쓰면 안되겠습니다. 생활용수의 공급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곳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캄보디아 물 현황을 소개해드림으로써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문동진

글 문동진
- 글로리엔텍 캄보디아 지부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