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어떤 음식을 먹을까? 행운을 부르는 먼 나라 이웃나라의 새해 음식

기사입력 : 2021년 01월 12일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2021년 첫날 아침 떡국을 먹으며 나이 한 살을 더 먹는 것을 기념한다. 우리가 새해에 먹는 떡국에는 긴 가래떡처럼 오래 살라는 뜻과 엽전처럼 동그란 떡을 먹고 돈을 많이 벌라는 뜻이 있다. 즉 새해 첫날 먹는 떡국은 장수와 재물복을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문화처럼 전 세계 어디에서나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새로운 해를 축하하고 새해 운을 기원한다. 특별한 뜻이 담겨 있는 음식을 먹으며 새날을 맞는 세계 곳곳의 새해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캄보디아 – 놈 언썸

놈언썸1시장에 가 보면 캄보디아 사람들이 바나나 잎에 싸져있는 떡을 날로도 먹고 구워먹고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것은 캄보디아 전통 떡 ‘놈 언썸’이라고 하는데 캄보디아 사람들이 즐겨 먹고 새해(쫄츠남)나 프춤번 같은 특별한 명절에 많이 만들어 먹는다. 꼭 1월 1일 새해에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놈 언썸이 없는 명절은 마치 송편 없는 추석과 같다. 놈 언썸은 조금 두툼한 김밥과 비슷한 모양으로 크기는 약 20cm이며 찹쌀로 된 긴 떡 안에 바나나, 돼지고기 등의 고명이 들어 있다. 먹을 때는 우리나라 약식과도 비슷한 느낌이 난다. 놈 언썸은 놈 언썸 쯔룩과 놈 언썸 째익 두 가지로 나뉜다. 쯔룩이란 단어는 돼지고기를 뜻하며 째익은 바나나를 뜻한다. 놈 언썸 쯔룩은 돼지고기로 만든 고명이 들어있어 다소 짭짤한 맛이 나며 반대로 놈 언썸 째익은 바나나로 만든 고명이 들어있어 단 맛이 강하다.

 

베트남 – 바인쯩

바인쯩1

베트남은 새해를 축하하는 가장 큰 명절 ‘뗏’이 있다. 뗏에는 ‘바인쯩’이라는 음식을 만들어 베트남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나누어 먹는 문화가 있다. 바인쯩의 바인은 떡, 빵을 의미하고 쯩은 삶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찹쌀과 돼지고기, 녹두를 넣고 네모나게 만들어 6-9시간 정도 쪄서 만드는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바인쯩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새해 첫날이 되면 가족, 이웃과 나눠 먹으며 새로운 한해를 맞이한다.

 

독일 – 마지팬 피그

마지팬피그1

새해 전날 온 가족이 함께 흑백영화를 시청하는 독일은 영화를 본 후 납을 녹여 새해의 운세를 점친다. 납 조각의 그림자가 반지 모양을 띨 때는 결혼을, 배 모양은 여행, 돼지는 풍족한 음식을 뜻한다고 하여 행운을 상징하는 귀여운 돼지모양의 ‘마지팬 피크’를 만들어 먹으며 서로 한해의 행운을 빌어준다. 마지팬 피그는 마지팬은 아몬드와 설탕을 분쇄한 후 섞어 만드는 과자다. 잼이나 액체 형태로 속이 채워진 도너츠로도 먹는다. 베를린에서는 판쿠헨이라 부르고 독일의 다른 곳에서는 베를리너라고 부른다. 가끔 장난으로 겨자소스를 채워 넣기도 하는데 이는 불운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미국 – 호핑존

호핑존1

쌀밥에 동부 콩(검은색 반점이 있는 콩), 양파, 베이컨, 채소를 넣고 소금이나 향신료와 함께 볶은 요리로, 미국의 대표적 신년 음식 중 하나다. 본래 아프리카에서 끌려 온 흑인 노예들이 먹었던 음식이었으나, 남북전쟁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먹는 음식으로 확산됐다. 당시 북군은 남부의 모든 것을 불태웠으나 유일하게 동부 콩과 순무 잎사귀만을 남겨 놓았다. 이에 폐허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남부 주민들은 당시 가축 사료로 사용됐던 동부 콩과 순무 이파리를 먹으면서 버텼다고 한다. 호핑 존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모두 부를 상징한다. 콩은 동전을 의미하고 각종 채소는 지폐와 비슷하다고 해 부의 축적을 기원하는 음식으로 여겨진다. 특히 지역에 따라 진짜 동전을 넣기도 하는데, 이는 호핑 존을 먹다 동전을 발견하면 1년 내내 행운이 따른다고 믿기 때문이다.

 

스페인 – 포도12알, 토르티아

스페인 포도 12

스페인은 새해 전날 자정에 시계탑 종이 12번 울리는 것에 맞춰 소원을 비는 것이 설 풍습이다. 기독교 국가답게 부활절과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인 스페인은 새해 전날 자정에 시계탑 종이 12번 울리는 것에 맞춰 ‘포도 알 12개’ 를 한 알씩 먹을 때마다 총 12가지의 소원을 빌며 오븐 훈제 햄 요리를 ‘토르티아(일전병)’에 싸먹으며 새해를 맞이한다.

 

이탈리아 – 코테키노 콘 렌티키에

이탈리아 코테키노

이탈리아에서는 새해에 돼지고기를 먹어야 한 해가 풍요롭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돼지가 다른 가축과 달리 땅을 긁지 않는 습성을 지닌 것에서 유래했다. ‘긁는다’는 뜻의 단어 ‘스크래치(Scratch)’에는 ‘궁핍하게, 가까스로 살아간다’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코테키노 콘 렌티키에(Cotechino con Lenticchie)는 폴렌타 케이크 위에 삶은 렌틸콩과 돼지 족발로 만든 소시지를 올려 내는데, 물에 불리면 2~3배로 커지는 렌틸콩은 늘어나는 재산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