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비즈니스 인사이트 : 캄보디아에는 뭐가 있는데요?] 2화 망고 농사 이야기

기사입력 : 2020년 08월 03일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지난 호부터 연재를 맡게 된 이창훈입니다. 캄보디아에 근무를 하면서 습득하게 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다양한 사업 분야에 걸쳐서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펜을 잡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 실력이지만 넓은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Phnom Penh Business Insight 2 : 망고 농사 이야기

 ‘망고 농장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요~’

어느 한 한국 분께서 필자에게 찾아와서 상담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회사가 캄보디아에 최초로 망고 검역 설비를 도입하여 한국에 망고 수출을 시작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사업기회를 찾아 볼까 하는 개인 투자자였습니다. 실제로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꽤 많은 한국 분들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망고 사업에 뛰어 들었거나 뛰어 들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 역시 이런 저런 이유들로 상담을 종종 해드리게 되었습니다.

‘농장 투자를 하려는 위치가 어디인 지요?’, ‘농장 토지 구매 가격은 얼마인 지요?’, ‘농사 경험은 있으신지요?’, ‘생산된 망고는 어디다 팔 수 있을지 알아보셨어요?’ 이러한 질문을 몇 개 드려보면 투자를 검토하면서도 기본적인 현황 조사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알게 되어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 시장 참여에 대한 룰의 숙지부터 우선!
참고로 필자를 찾아오신 분은 캄폿 주에 헥타르 당 2만불 정도의 가격으로 30여 헥타르를 구매를 검토 중이었고, 자기가 생산한 망고를 한국에 직접 가져 가보고 싶은 포부가 있는 분이었습니다. 같은 필드에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농업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항상 대단하다고 느끼는 바인데 조금만 조사를 해봤다면 저런 투자 계획 자체가 나오지 못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간의 망고 검역에 관한 합의문을 보면, ‘캄퐁스푸, 타케오, 캄퐁참, 시엠립, 포삿의 5개 주에서만 생산된 망고’만 한국으로 수출이 가능하니 캄폿 등 다른 주에서 생산한 망고는 한국에 수출할 가능성 조차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더군다나 5개 주에 속한 망고 농장이더라도 기본적으로 캄보디아 농림부에 등록되어 매 년 또는 주기적으로 농림부로부터의 감독을 받아야 하고, 반드시 수확기 이전에 수 차례 방제 (예를 들면 비구미 류 살충)를 한 후 그 기록을 제출해야만 합니다. (이 후 한국으로 망고로 수출하는 과정은 검역에 관한 부분이라 차후 기회가 되면 지면을 통하여 설명을 드릴 예정입니다.) 지정된 지역에서 지정된 망고 농장이 한국으로 수출될 자격을 얻는 셈인데 이러한 과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망고 농장 투자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즉 이 시장에 뛰어 들기 위한 룰 자체를 숙지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운이 좋게도 망고 농장 투자를 하기 전에 저를 만나 투자금을 날릴 위험을 없앴으니 천만다행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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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t Cash In이 나오는 구조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
비즈니스 인사이트 관점에서 다시 농장 투자 이야기를 이어 가보겠습니다. 이 투자자는 분명히 캄보디아 망고의 맛과 그 상품성을 이미 알고 있고 현대 코퍼레이션그룹이 검역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국에 망고를 보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잡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 분께 ‘어느 정도 나무가 커서 농장을 인수한 직후부터 바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찾으라고 조언을 드렸습니다.

농장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농업을 할 때는 어떤 작물을 선정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제일 먼저입니다. 식재 또는 파종을 한지 1년 미만에 수확이 가능한 단년생 작물이 있고 몇 년 후에 수확이 가능한 다년생 작물이 있습니다. 망고는 통상 식재 후 4년 이후부터 첫 수확이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기는 식재 후 6년 이후부터 이니 아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참고로 복숭아나 두리안 등 상당수의 과일들이 4년째부터 생산됩니다)

빈 황무지를 구매하여 4~6년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이미 나무가 자라 있는 농장을 사서 바로 수확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입니다만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4~6년간 계속해서 농자금을 투입하면서 버텨낼 여유를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리고 4~6년 이후 작물에 대한 시황이 어떻게 변할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순현금흐름이 흑자인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시기를 최대한 빨리 앞당기라고 조언을 드립니다.

농업은 부침이 많은 사업입니다. 기후 문제, 시황 문제라는 거시적인 변수뿐만 아니라 부족한 농기술로 인한 수확 실패, 잘못된 농약 사용 등의 미시적인 변수도 매우 많습니다. 제일 단점은 투자금을 회수할 시기가 꽤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농지를 구매하여 묘목을 심고 관리를 하여 수확을 하기까지 4년 이상의 계속된 비용 투입이 된다는 것이고, 단기적으로 살펴보면 매년 1~4월, 6~11월 내내 농약, 비료, 인건비 투입을 하다 5월 또는 12월에 딱 한번 또는 두 번만 수확을 하니 비용 투입과 수익 실현 간의 시차가 꽤 길다는 점입니다. 연 중 내내 비용 투입을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수확을 못하거나 수확된 농작물을 팔지를 못하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합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금흐름이 막혀서 농업 투자를 계속 이끌어갈 여력이 없어집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저는 당장의 투자 수익율을 살펴보는 것 보다는 매년 투입되는 농업 비용보다는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부터 빨리 만들라고 조언을 드리는 것입니다.

 

글 이창훈 현대아그로 법인장 겸 현대종합상사 캄보디아 법인장 한캄상공회의소(KOCHAM) 청년위원

글 이창훈

현대아그로 법인장 겸
현대종합상사 캄보디아 법인장
한캄상공회의소(KOCHAM) 청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