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25화 요즘은 SUV차량으로 빽빽한 프놈펜 시내의 도로

기사입력 : 2020년 01월 30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시내는 아직까지 지하철이나 전철이 없다. 시내버스는 2014년에야 겨우 도입돼서 운행중인데 주로 공단 중심으로 출퇴근하는 현지인 맞춤형으로 운용중인 듯하다. 재래식 택시로는 모토돕이나 툭툭이 성행하고 있지만 거의 없어지는 추세이다. 이들을 대체하는 요즘의 대중 교통수단 강자들로는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패스앱(PassApp), 그랩(Grab) 등을 기반으로 흥정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오토릭샤, 승용차택시 등이다. 그밖에도 중국, 한국, 프랑스계 다국적 회사가 운영하는 미터택시도 성업중이다.

SUV차량2▲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패스앱(PassApp), 그랩(Grab) 등을 기반으로 흥정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오토릭샤의 모습

이렇게 발달하는 대중교통 수단에도 아랑곳없이 매일 증가하는 자가용 대수는 아무래도 프놈펜 교통혼잡의 주범이다. 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말까지 캄보디아에 442,972대의 차량과 160만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되어 있다. 매년 30만~40만대의 자동차가 등록됨에 따라 2019년 현재는 아마도 90만대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프놈펜은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기존 오토바이 주행자들이 급속도로 자동차로 갈아타는 추세이다. 전용 주차시설이 거의 전무한 프놈펜에서 도로위 주정차를 일삼는 많은 차량들 때문에 도심은 금세 교착상태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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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큰차가 대접받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서 대부분은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서라도 중대형급 자동차들을 구입하는 풍조이다. 이들이 가뜩이나 좁은데 오토바이나 오토릭샤들도 파고들 틈세 없이 길 하나를 점령해서 운전하고 있다. 이렇듯이 낮시간은 도로가 워낙 혼잡하기 때문에 가벼운 접촉사고는 눈감게 되고, 최고속도가 고작 30km/h 미만일 때가 많아서 오히려 인명피해는 없는 편이다. 그렇지만 운전자들이나 보행자들 모두다 교통법규에 대한 무지와 불감증이 상당히 심각해서 오히려 혼잡하지 않은 시간대의 도로는 완전히 무법지대가 된다.

SUV차량3▲ 프놈펜의 교통 혼잡을 보여주는 사진(사진: PP)

교통경찰국에 따르면 2019년 1-3월까지 캄보디아에서 교통사고로 200명이상 사망했으며 연간 3억5천만 달러의 국가적 손실을 안겼다. 지난 4월 쫄츠남 연휴에는 전국적으로 109건의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이로 인해서 52명이 사망하고 18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교통사고의 주원인으로 과속, 교통법규 위반, 부적절한 추월, 음주운전, 차량 오작동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 사망자의 상당수가 헬멧을 미착용한 오토바이 탑승자라는 점에 착안해서 지난 8월중순부터는 약 $3.68의 벌금을 본격적으로 부과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캄보디아 교통경찰은 특히 운전자가 외국인이면 무조건 잡아서 단속한다고들 말해서 오토바이나 자동차 주행시 많이 긴장하게 된다. 그런데 경험상 교통경찰에게 잡혔던 대부분의 경우는 캄보디아의 교통법규상 위반한 게 맞았다. 다만 한국에서라면 단속 카메라가 있어서 운전자의 실수를 확인하는 근거가 분명한데 여기서는 아직까지 그런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서 교통경찰의 심증에 따라 우격다짐으로 단속이 펼쳐진다. 그러니 운전자가 신뢰하지 않아서 마찰이 생기기도 하는데다가 잠깐 다녀가는 외국인들의 무면허 주행 태도도 주요 원인이 된다.

SUV4▲ 7월22일부터 헬멧 미착용 범칙금 부과에 관한 계도기간 동안 교통경찰이 오토바이 탑승자에게 헬멧을 착용시키며 교육시키는 장면

혹시라도 단속에 걸리면 교통경찰은 위험천만하게도 자신의 몸을 던져서 주행중인 차량 앞을 가로막을 것이다. 그러고는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라고 다소 고압적으로 명령할텐데 그때는 공손한 태도로 유리문을 3분의1 정도 내리고 운전면허증을 발급일자와 유효기간이 정확하게 보이도록 유리창에 붙여서 보여주면 된다. 일단 운전면허증이 합법적이면 그때부터 교통범칙금 규정에 따른 벌금을 확인하고 단속의 부당함을 들어 설전하면서 흥정을 하거나 아니면 대략 5불 정도를 지급하면 그 자리를 빨리 뜰 수도 있다.

교통사고가 났다면 아무리 떳떳해도 경찰서까지 가서 시비를 가리려고 하지 마시라. 또 사고현장에서 괜한 시간끌기나 소란스러운 악다구니는 오히려 편들어줄 리 만무한 캄보디아인들만 주변에 모여들고 자칫하면 타국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러니 차라리 당사자간의 재빠른 합의를 통해서 시간을 아끼고 정신적 피해를 예방하는 편이 백번 현명할 것이다. 불가피하게 경찰서까지 가 버렸다면 그들은 더이상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또 하나의 합의대상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혹시 지인 중에서 현지인 군경이 있다손치더라도 별효과가 없을 것이다./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이영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