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6화 4개 전공을 동시에 수강하는 캄보디아 대학생들

기사입력 : 2019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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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E 대학교 표지에 등장하는 활기한 캄보디아 대학생들의 모습

매년 10월이면 대학교마다 그해 8월의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당당하게 합격하고 자랑스럽게 입학하는 앳된 얼굴의 신입생들을 맞이한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이 시기의 감동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한다. 짐작하건대 그들이 여기까지 입성하는 데는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그 해 고등학교 졸업시험 결과에 따라 교육청소년체육부로부터 A등급부터 E등급까지 부여받은 학생들로 구성되는 각 전공의 장학생 학급을 보면 나이 분포도 고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아무리 흰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로 대학생 복장을 하고 있어도 그들이 뿜어내는 가난은 숨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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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도 졸업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수험생들

캄보디아 교육제도는 취학전 교육(3년), 초등교육(6년), 중등교육(6년), 고등교육(2년/4년) 및 비공식교육으로 정립되어 있으며 의무교육기간은 초등교육 6년과 중등교육 3년이다. 각급 학교의 등록률은 2000년대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해서 2015-2016학년도 교육청소년체육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유치원 66.3%, 초등학교 97.7%, 중학교 57.6%, 고등학교 26.5%이다. 고등학교 졸업시험 합격률은 2018년 전국 113,365명의 응시자 중에서 67.07%(76,034명) 합격했다. 매년 상급학교로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서 유급률이나 중퇴율은 극복해야 하는 난제이다.

취학전 교육은 3세부터 유치원에서 체육, 산수, 크메르어, 과학, 사회, 초등교육은 크메르어, 수학, 과학, 컴퓨터, 사회, 예술, 체육, 건강, 외국어, 기술 과목을 배운다. 중등교육의 경우, 중학교 7-9학년은 크메르어, 외국어, 수학, 과학, 사회, ICT, 체육, 예술, 건강, 기술, 고등학교 10-12학년은 과학계열과 사회과학계열로 나뉘는데 시수 차이만 있을뿐 모두 크메르어, 수학, 외국어, 체육, 경제, 물리, 지구환경, 화학, 생물, 역사, 지리, 윤리, ICT, 건강을 배운다. 근래 도입된 실업고등학교는 2018년 현재 전국에 2곳이 있으며, 전기, 전자, 농학, 수의학 분야로 특화되어 전문 직업인을 양성한다.

교육청소년체육부 산하 고등교육기관은 2015-2016학년도 기준으로 73개이며 공립이 13개, 사립이 60개이다. 재학생수는 2년제 23,746명(여성 47.94%), 4년제 174,142명(여성 46.05%), 석사과정 18,723명(여성 21.78%), 박사과정 1,229명(여성 5.13%)이다. 모든 대학교는 각 전공에 대해서 오전반, 오후반, 야간반, 주말반으로 운영하며, 학생은 입학한 전공의 시간대에 따라 학기마다 정해진 과목을 모두 수료해야 졸업할 수 있다. 그리고 여러 대학과 전공을 복수로 진학할 수 있어서 강의 시간을 겹치지 않고 최대 4개 전공을 동시에 수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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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립농업대학교 동물유전학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의 모습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은 현대 프놈펜에서 통하지 않는 말이다. 성적 우수자들은 대부분 환경이 뒷받침되는 편이라서 선진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여러 대학교에서 2개 이상 전공을 수강하고 남는 시간에는 외국어와 컴퓨터 등을 배우러 사설학원을 다닌다. 그렇지만 성적이 고만고만한 가난한 지방 출신들은 1개 전공도 참으로 귀하게 공부하면서 60불내외의 월셋방 한칸에 두세 명이 오손도손 자취한다. 수업이 없는 시간대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공부에 집중하지도 못해서 대학교에서 성적은 거의 바닥을 치면서 겨우겨우 졸업장을 손에 거머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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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센 총리는 매년 왕립프놈펜대학교를 비롯하여 주요 대학교의 졸업식을 주재하며 각 전공별로 학업 성적이 우수한 졸업생에게는 졸업장을 직접 수여한다. 덕분에 훈센 총리의 스케쥴에 따라 졸업식 날짜가 하염없이 연기되기도 한다.

거뜬하게 혹은 대체로 순탄하게 대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석사과정을 밟거나 국내에서 계속적으로 다른 공부를 이어가는 편이다. 오히려 취업에 적극성을 보이는 졸업생들은 중하위권으로서 대체로 견실하게 자리를 잡고 가정을 꾸리며 재산을 늘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어학과 졸업생 중에는 매년 약간 명씩 한국으로 가는 노동자의 길을 선택한다. 그런데 직업에도 귀천의식이 있어서 대학교 졸업자로서는 그렇게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듯하다./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이영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