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캄보디아] 22. 디지털 노마드 시대

기사입력 : 2014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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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우리 시대에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s)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직장에 출근해 한 자리에 머물러 있던 시절과 달리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며 자신들의 일을 수행합니다. 단지 한 나라 안에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며 프로젝트를 맡거나 국제 업무를 봐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전 단지 마케팅이나 영업 관련된 사람들 뿐 아니라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많은 외국인들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처럼 한곳에 머물지 않고 돌아다니며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소통 수단의 발달로 이들은 지구 어느 곳에 있건 필요한 사람들과 소통을 합니다. 전화, 이메일, 메신저, 화상 채팅 등 이들이 사용하는 도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 시대에 또 많은 새로운 세대 젊은이들이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자랍니다. 캄보디아에도 부모를 따라와 국제학교를 다니는 어린 학생들이 많습니다. 같은 한국인이라도 그 배경은 천차만별입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로 가 살다가 또 자신의 직업을 캄보디아에서 찾아 일하는 한국인도 있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살다가 이곳에 자원봉사나 사업을 위해 정착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코리안(Korean)이라는 정체성을 어디에나 지니고 다닙니다.

우리말에는 코리안에 해당하는 한 단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반도 출신이나 그 후손들 중에 어떤이들은 한국인, 어떤이들은 조선인, 조선족, 고려인, 한인, 혼혈, 한국계 등 다양한 말들이 있지만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우리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살펴보면 한국인은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더 이상 국적으로 코리안을 가릴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예전 처럼 정의 내릴 수 없는 코리언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우리말 이름으로 묶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한정짓는 행동을 한다면 그저 우리 자신의 협소함을 보여주게 될 뿐입니다. 한 나라 안에서도 영호남을 가르고 도시와 시골을 가르는 사고방식을 갖는다면 그 생각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이기적이 됩니다. 하물며 타향에 살면서 자신을 더 넓게 정의내리지 못하고 타인을 배제하는 울타리를 계속 주변에 친다면 우리가 캄보디아에서 겪을 수 있는 폭넓은 경험이 무슨 도움이 될까요? 우리 정체성이 확장되면 우리가 갖는 관심과 이해도 증가합니다.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갖는 작은 단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