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수원마을 지원 ‘수원시의 변심’

기사입력 : 2012년 01월 09일

“의료팀은 커녕 자원봉사자도 끊겼습니다. 극빈층 아이들 먹일 쌀도, 구호품도 잊은지 오랩니다.”
 
수원시가 지난 수년간 역점 추진해 온 캄보디아 수원마을 지원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한때는 시가 현지에 조성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던 우물은 막히고, 보건소 의료진 파견도 끊긴지 오래다. 학교를 세우고 도로를 놔주면서 수년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시가 국제교류 사업의 관심을 이제 ‘몽골숲’으로만 돌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수원시는 2004년 캄보디아 시엠립주와 자매결연을 맺고 2007년 빈민촌인 프놈크롬 마을을 ‘수원마을’로 조성, 민간단체인 행복캄(행복한 캄보디아 만들기)과 연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는 수원마을과 인근의 빈민촌인 봄펜리치 마을에 모두 36공의 공동우물을 파준 데 이어 중학교와 마을회관 각 1동, 화장실 13곳, 도로포장과 교량 보수 등 거액을 들여 시설조성을 지원해줬다. 또한 시는 지난 2007년 쌀 9t과 생필품 240박스를 시작으로 매년 훨씬 더많은 양의 구호품과 생필품을 전달하고 지역보건소 의료진은 물론, 아주대학교병원 의료진 등 의료봉사단을 파견하는 등 기초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특정 외국 빈민지역을 아낌없이 지원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이후 시가 캄보디아 수원마을에 관여한 사업은 거의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보건소를 비롯한 의료지원팀은 최근 파견된 바 없으며, 대학생 자원봉사, 농업기술 전수사업, 학교 시설 확충 등 계획된 사업도 이때부터 진척되지 못했다. ‘행복캄’ 자체 지원사업 외에 시가 연계된 지원은 사실상 없었다.
 
얼마 전 현지를 다녀온 행복캄 관계자들은 수원시가 조성한 공동우물 중 4곳이 아예 막혀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의료 지원이나 자원봉사가 끊기면서 ‘수원마을’은 예년의 극빈층 마을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행복캄 관계자는 “시에서 (캄보디아에) 관심을 끊고 ‘몽골숲’으로 관심을 돌리자 그간 연계돼 있던 업체와 민간에서도 캄보디아에 등을 돌렸다”며 “NGO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어, 인도주의 차원에서 시가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장이 바뀐 뒤 아예 지원사업을 중단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예전에 시설 중심으로 지원을 했다면 앞으로는 자활사업 중심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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