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사이버 사기 단속, 배후 잡지 않는 보여주기식 수사

기사입력 : 2026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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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캐시 파텔이 프놈펜을 방문하며 캄보디아는 오랫동안 바라왔던 것을 얻게 되었다. 바로 국제사회의 ‘인정’이다.

파텔 국장은 훈 마넷 총리와 함께 수천 명의 피해자를 배출한 사이버 사기 산업 척결 협력을 약속했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사이버 사기 산업이 정치권 고위층의 이해관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가 수년간 제시된 상황에서, 이번 파텔 국장의 방문은 훈 마넷 정부가 사이버 범죄 산업 척결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이미지를 부여하기에 최적의 기회이다.

지난날 미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을 환영하면서도, 범죄 사건에 연루된 하급 조직원뿐 아니라 “사기 조직의 고위 책임자”와 “공모한 공직자”까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캄보디아 정부가 시행해온 단순한 단속과 압수수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훈 마넷 총리는 캄보디아 정부가 사이버 사기 조직을 근절하고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 연루 의혹을 받는 캄보디아인민당(CPP) 고위 인사들을 “개인의 법적 문제”라고 규정하며 정권과 분리하려 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이는 수년간 이어진 범죄 조직의 막대한 규모와 범위는 일부 지방 관리의 부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거대한 후원 체계와 정치적 보호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시아누크빌은 중국 자본으로 뒤덮이며 불과 10여 년 만에 화려한 카지노와 미완공 고층건물, 불투명한 소유 구조가 뒤섞인 도시로 변모했다. 이 과정에서 범죄 조직은 정부와 가까운 기업들과 공존하며 사실상 제재 없이 활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감시가 강화되자, 이 조직들은 호텔이나 상업시설로 변해 포이펫, 바벳 같은 국경 도시로 분산됐다. 캄보디아 정부는 여러 차례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지만, 사이버 사기 산업의 근본적인 사업 구조와 국가 권력과의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양상은 캄보디아의 경제특구(SEZ)에서도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금 혜택과 규제 완화가 적용된 일부 경제특구는 범죄 조직이 활동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었다. 허술한 감독 체계와 광범위한 자율권, 민간 경비 시스템은 정상적인 투자 기업과 초국적 범죄 조직이 같은 공간에 자리하도록 만들었다.

캄보디아에 범죄 조직이 활개 친 것은 국가 권력의 부재가 아니라 국가의 개입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훈 마넷 총리 취임 수년 전부터 탐사 보도 기자들, 시민사회단체, 해외 정부들은 캄보디아 사이버 사기 산업의 확산을 보도하고, 연결된 정치권 인맥을 추적, 강제 노동 실태를 폭로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려는 의지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캄보디아인민당 리용팟 상원의원과 콕 안 상원의원을 제재한 것은 꽤나 중요한 사안이다. 미국의 제재는 사이버 사기 산업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난 일부 범죄집단의 문제라는 캄보디아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제사회의 관심은 단순히 사기 조직 거점을 폐쇄하는 데서 벗어나, 훈 마넷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동맹까지 실제로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의지가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수년간 캄보디아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왔고, 국제사회는 이를 범죄 척결 노력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2025년 한 해 동안 사이버 범죄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하며, 범죄 조직들이 단속을 피해 새로운 국가로 이동하거나 소규모 조직으로 분산시키며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정치권 배후 세력을 그대로 둔 채 단속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범죄 산업을 해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캄보디아 정치권 고위 공직자와 연계된 기업인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확대하고, 자금세탁 방지 조치, 국제 금융망 접근 제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감시를 확대하는 한편, 훈 마넷 총리가 사법개혁 공약을 이행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또한, 향후 법 집행 협력과 외교 관계 역시 단순한 배후 세력 수사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개선의 폭넓은 기준과 연계되어야 한다.

오늘날 캄보디아 정부는 국제사회에 정부가 폐쇄한 사기 조직의 숫자를 내밀며 평가받길 기대한다. 그러나 범죄 산업을 가능하게 만든 정치권의 이해관계까지 실제로 조사하고 기소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한, 의미 있는 개혁을 주장하기는 어려우며,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을 자격도 없을 것이다.

본 글은 노벨평화상 후보이자 전 캄보디아 정치인, ‘민주주의를 위한 크메르운동의 무 소추어 회장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본 글은 노벨평화상 후보이자 전 캄보디아 정치인, ‘민주주의를 위한 크메르운동의 무 소추어 회장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