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순칼럼] 프놈펜의 한가위

    죽음은 삶을 새로이 추스르게 한다. 여든 다섯 해를 살다 가신 시어머님의 죽음은 고인의 인생을 돌아보게도 했지만 뒤에 남겨진 후손 저마다의 삶을 수습해 보는 시간이 되었을 터이니. 전쟁이 몰고 온 시대의 격랑, 부침이 심한 전후의 사업, 자식들의 힘겨운...

    • Posted 4251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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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국가의 자격

    프놈펜에서 건축공사는 현장의 똥을 치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민원이 최우선인 한국에서는 이웃들에게 사과박스나 굴비세트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양쪽 다 구리긴 마찬가지다. 캄보디아 2008년 통계에 따르면, 화장실 보급률이 33.1%라고 한다. 도시는 평균치보다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으슥한 곳을 찾아 거사를...

    • Posted 425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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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열대스콜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시나요?

       반백년 넘게 살고 있으나 처음 겪는 일들이 많다. 이 결혼이라는 것도 처음이고(두 번 할 만한 것은 못 되지만), 실은 처음으로 이렇게 나이 들어 본거다. 프놈펜에 아파트를 짓게 된 일 역시 처음이다. 한국에서야 공정별로 숙련된 기술자들이 포진해있고...

    • Posted 426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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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에열광하는이
    [나순칼럼]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

    친정의 가세가 한창 기울었을 때 시집 간 친구가 있다. 집안 대소사가 돌아오면 제 주머닛돈으로 이것저것 장만해 친정 부모님 선물이라며 시댁에 내 놓곤 했는데 시어른들이 탐탁치 않아하시는 눈치였다고 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던가 친정이 옛 부를 되찾게 되자 태도가 돌변해...

    • Posted 427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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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뜨신 밥

       화장하는 일이 귀찮은 나이가 됐지만”여자의 진짜 얼굴은 맨얼굴보다는 화장한 얼굴이다”는 시오노 나나미 말에 공감한다. 여성 고유의 스타일에 대한 언급이겠지만 어쨌거나 솜털 보송한 소녀의 맨얼굴은 금방 수세를 마치고 나온 듯 싱그러우나, 중년여인의 맨얼굴은 고약을 부리느라 씻지도 못하고...

    • Posted 427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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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호모 에코노미쿠스와 코끼리

     <내 아내 제인을 5실링에 팝니다. 그녀는 호흡이 고르고 팔다리가 튼튼합니다. 씨를 뿌리고 추수하는 일은 물론 쟁기질도 잘하고 마차도 몰 수 있지만, 입이 거칠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강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건장한 남자가 적당할 것입니다…이 여자를 파는 이유는...

    • Posted 428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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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캄보디아 태권도를 응원합니다!

       프놈펜에 참으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사는구나, 실감했던 때가 2010년 월드컵 시즌이었다. 한국, 일본, 독일, 호주 등, 각국의 게임이 있는 날이면 여기저기서 약속이라도 한 듯 환성과 탄식의 외침이 고요한 밤공기를 가르며 들려왔기 때문이다. 서른다섯 명 중 한...

    • Posted 429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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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뎅기모기와 댕기머리에 대한 한담

    행동경제학용어로’닻 내림의 효과’라는 게 있다. 배가 닻을 내리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듯, 어떤 대상에 대한 첫 느낌이 정신적인 닻으로 작용해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학설이다. 선입견과 일맥상통할 듯하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처자가 마누라가 되는 순간 후줄근해진다는 닻 내림 효과의...

    • Posted 4300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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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결혼의 꼼수, 결혼의 가치

    어쩌다가’결혼’에 대해서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란 기사제목이 슬핏 눈에 걸려든 때문일까. 결혼을 덜컥 해버리고 그것도 26년차 관록(?)의 보유자지만, 결혼에 대한 얘기는 수다를 떨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기도 하고 수 년 전에 먹은 송편이 올라올 정도로 신물이 나기도 한다....

    • Posted 430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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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순칼럼] 열정

    세계경기 불황과 함께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다. 세상이 강퍅해질수록 살아보려는 몸부림 또한 치열해지지만, 극도로 방어적인 청춘도 눈에 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손가락 끝으로 세상 간을 다 보려는 듯한, 미남미녀 한 쌍을 은밀한 곳에 밀어 넣어도 연애감정일랑 일어나지 않을...

    • Posted 431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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