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전도사에서 외교 사령탑으로… 캄보디아 ‘경제외교’의 아이콘 쏙 쩬다 소피어

기사입력 : 2026년 06월 08일

SokChenda5훈 마넷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내각의 핵심 과제는 다름 아닌 ‘경제 성장’과 ‘국제사회에서의 입지 강화’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캄보디아 정부가 외교 사령탑으로 낙점한 인물이 바로 쏙 쩬다 소피어(Sok Chenda Sophea) 현 부총리 겸 외교국제협력부 장관이다.

쏙 쩬다 소피어 부총리는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새 정부의 대외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노련한 조타수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그는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교부 장관에 발탁되는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수십 년간 캄보디아의 경제 성장을 위한 ‘외국 자본 유치’의 최전선에 섰던 그가 이제는 국가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기업들에게도 가장 익숙한 캄보디아 고위 관료 중 한 명인 쏙 쩬다 소피어 부총리를 4가지 키워드로 분석해 본다.

#지한파(知韓派) 파트너
친한파를 넘어 지한파(知韓派)인 쏙 쩬다 소피어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매우 익숙한 존재다. CDC 사무총장 시절 그는 수많은 한국 기업인들과 직접 대면하며 캄보디아 진출을 도왔고 애로사항을 해결한 바 있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 모델을 높이 평가해 온 그는 한국과의 교류 협력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2022년 발효된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도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제적 시너지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외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지금도 그는 한국을 캄보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한-캄보디아 관계가 단순 노동력 송출과 봉제업 투자를 넘어 첨단 산업과 디지털 경제 협력으로 나아가야 하는 현시점에서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쏙 쩬다 소피어의 존재는 양국 관계에 커다란 청신호라 할 수 있다.

#투자유치 설계자
쏙 쩬다 소피어를 설명할 때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 Council for the Development of Cambodia)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97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26년 동안 CDC의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CDC는 캄보디아의 모든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승인하고 관리하는 핵심 국가 기관이다.

즉 지난 4분의 1세기 동안 캄보디아에 공장을 짓고 비즈니스를 시작한 외국 기업이라면 반드시 쏙 쩬다 소피어를 거쳐야만 했다. 또한 그는 캄보디아의 투자법 개정을 주도하고 열악했던 인프라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상호이익이 되는 투자유치를 주도하는 데 앞장섰다. 캄보디아 경제가 최빈국 수준에서 벗어나 연평균 7%대의 경이로운 고도성장을 이룩하던 시기 그 중심에는 늘 쏙 쩬다 소피어가 있었다.

#경제외교
2023년 8월 훈 마넷 총리가 새 내각을 꾸리며 그를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했을 때 주변국들은 캄보디아의 명확한 정책 방향성을 읽어냈다. 바로 전통적인 안보 중심의 외교에서 벗어나 국익과 실용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외교(Economic Diplomacy)’로의 전환이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캄보디아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철저히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균형 외교가 절실한 상황이다. 훈 마넷 총리는 복잡한 국제 정치 논리보다 ‘투자 유치’와 ‘수출 시장 확대’라는 경제적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는 쏙 쩬다 소피어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외교부 장관 취임 이후 그는 각국 대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정치적 수사보다 무역과 투자 협력 확대를 먼저 꺼내는 실용주의적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글로벌 엘리트
쏙 쩬다 소피어는 캄보디아 내각에서 가장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1956년생인 그는 젊은 시절 프랑스로 건너가 수학하며 세계 경제와 국제 정치의 흐름을 익혔다. 유창한 프랑스어와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한 세련된 매너와 유연한 소통 능력은 그의 가장 큰 무기다.

권위적이고 딱딱한 개발도상국 관료의 틀을 깨고 서구권 투자자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과 협상을 이끌어내는 그의 스타일은 캄보디아의 대외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국제 무대에서 캄보디아의 새로운 입지를 다지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