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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사랑하는 까로나 선생님의 ‘이것저것’] AI에 대한 세 가지 단상
지난번에 우리는 검색이 ‘정리된 결론을 받는 과정’으로 변하는 현상과 함께, 클릭이 사라지고 있는 포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처럼 AI는 공식처럼 당연하게 생각하던 많은 것들을 허물고, 불가능했던 일들을 기꺼이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1. AI 덕분에 우리는 ‘속도’를 얻었다
AI 생산성 향상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필자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도구”라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보고서 하나를 작성하기 위해 인터넷을 헤매며 자료를 찾고, 그것을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는 데 반나절 이상이 걸리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AI에게 목적과 방향을 쥐어주고 초안을 맡기면 단 몇 분 안에 꽤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타납니다.
필자가 한글학교 아이들과 하는 동화책 생성 수업 시간에, ‘젬스 스토리북(Gems Story book)’을 활용해 짧은 동화를 만들어내는 데 드는 시간은 정확히 90초입니다. 단 1분 30초 만에 10장의 삽화와 재미있는 이야기가 뚝딱 완성됩니다. ‘수노(Suno)’를 이용해 AI 작곡을 해보면 곡 하나가 완성되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가히 알라딘의 요술램프와 같은 도구들이 여러분의 컴퓨터에, 아니 매일 손에 쥐고 있는 휴대폰 안에 이미 다 장착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23년 미국 MIT 연구진(노이, 장)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챗GPT를 활용해 중간 난도의 글쓰기 및 기획 작업을 수행했을 때 작업 시간은 약 40%나 대폭 줄어든 반면, 전문가가 평가한 결과물의 품질은 오히려 1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 결과물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데 또 다른 수고와 시간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런 시간을 다 감안할지라도 AI를 통해 일의 속도를 엄청나게 앞당기는 구조적인 혁명이 일어났음은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캄보디아의 사무 업무에서는 영어, 크메르어, 한국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의 문서와 자료들이 필요하고, 정보에 대한 자료 접근성도 제한적이여서 AI의 스피드를 활용하는 건 더욱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지 직원이 가져온 크메르어 문서의 초벌 번역, 복잡한 계약서 초안 작성, 페이스북과 틱톡에에 올릴 세련된 SNS 홍보 문구와 이미지/영상 생성까지 이제 AI와 함께 모두 다 ‘빠른 속도로’ 가능해 졌습니다. 그리고 이 압도적인 AI의 속도 덕분에 우리가 아낀 시간들을 ‘더 나은 기획’과 ‘날카로운 검증’에 쏟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던 시간을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더 보낼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2. AI 모델 ‘붕괴’, 인간의 사고력도 ‘붕괴’ 위기
▲ 모델붕괴의 예시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AI가 무척 빠르고 똑똑하다고 해서, 이제 모든 일과 글쓰기는 모두 AI에게 맡겨 버리고, 그 산출물의 수정과 퇴고도 모두 다 AI가 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겉보기에는 매끄럽고 훌륭한 결과물이 빠르게 쏟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 등에 따르면, AI가 사람이 만든 원본 데이터가 아닌 ‘AI가 스스로 생성한 데이터’를 반복해서 재학습할 경우 성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이른바 ‘모델 붕괴(Model Collapse)’ 현상이 나타납니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복사해 다시 AI에게 학습시키면 미세한 오류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정보의 다양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글과 그림을 가리지 않습니다. 필자도 AI로 생성한 웹툰 이미지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윤곽선이 뭉개지거나 괴이한 글씨가 나타나거나 채색이 변형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AI가 쓴 텍스트도 다시 학습하게 하고 또 다른 결과물을 생성하면, 문맥이 맞지 않는 동문서답이나 엉뚱한 환각(할루시네이션)이 튀어나옵니다. 결국 원본이 가진 고유한 개성과 예리함은 사라지고, 평균적이고 흐릿한 ‘쓰레기 데이터’만 남게 되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붕괴 현상이 AI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스위스 경영대학원(SBS)이 6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 도구 사용 빈도와 비판적 사고력은 뚜렷한 반비례 관계를 보였습니다. 2025년 미국 MIT 연구진은 이를 단기적 편의를 위해 미래의 인지 능력을 희생하는 ‘인지 부채(Cognitive Debt)’ 현상이라고 경고합니다. 해당 실험에서 AI에 전적으로 의존해 글을 쓴 참가자들 중 83%의 참가자가 자신이 불과 몇 분 전에 AI의 도움으로 작성한 글을 단 한 문장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다시, 읽기로>에서도 세계적인 뇌과학자 스타니슬라스 드앤(Stanislas Dehaene) 교수는 “AI에 생각을 외주 주면, 1분 뒤 뇌는 백지가 된다”며 깊은 읽기만이 인간 최후의 경쟁력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직접 자료들을 찾아보고 읽어 본 후, 여러 관점을 머릿속에서 치열하게 비교하며 나만의 언어로 문장을 빚어내는 고단한 과정 속에서 사람의 생각이 깊어질 텐데, AI의 편의성에 이 귀중한 과정을 AI에게 전부 넘겨버리는 습관이 드는 시대 같습니다. 최근 AI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하면서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지는 않은가요?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AI 결과물을 복붙만 하고 있네?”
여러분의 사고력이 붕괴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서의 시간을 갖거나 스스로 사유하고 토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정리나 단순 번역 같은 작업은 AI에 맡기더라도, 문장의 뼈대와 핵심 메시지만큼은 반드시 머리에서 나와야 하고, 내 손을 거쳐가야 합니다. 우리, 좀 귀찮더라도… 인간이길 포기하지 말자고요^^
3. 이제는 ‘비전문가도 데뷔할 수 있는 시대”
반대로, AI가 열어준 아주 흥미롭고 놀라운 변화도 존재합니다. 전문성이 부족해도 얼마든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전문가’처럼 데뷔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필자는 한인회 활동의 일환으로 교민들을 위한 웹툰을 만들어 한인회 단톡방에 올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운 적도 없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캄보디아 교민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 이곳 현지에서 오래 살아보며 겪은 생생한 캄보디아 경험, 그리고 수업시간에 풀곤 했던 캄보디아 관련된 썰들은 웹툰의 소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기획력’과 ‘소재’는 있었지만 ‘표현력(그림 실력)’이 부족했던 필자에게, AI가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었고, 이에 어느정도 볼만한 작품들이 만들어 질 수 있었습니다.
이는 비단 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인터넷 생태계를 보면 코딩의 ‘코’자도 모르는 비전공자가 AI 코딩 어시스턴트(Cursor 등)와 대화하듯 코드를 짜서 단 며칠 만에 수만 명이 다운로드하는 유용한 앱을 출시해 수익을 창출한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모르는 평범한 직장인이 AI 음악 생성 툴을 이용해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인디 음악 앨범을 스트리밍 플랫폼에 정식 발매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집니다. 과거 웹툰이나 앱, 음원 하나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기초와 기본부터 학습했던 시간들과 숙련된 전문가들을 섭외해야 했던 그런 일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만 있다면 누구나 새로운 일에 가볍게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한 최고급 전문가의 퀄리티에는 못 미칠지라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는 든든한 사다리가 생긴 셈입니다. 혹시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나는 기술이 없어서, 재주가 없어서 못해…”라고 체념했던 꿈이 있다면, 어쩌면 바로 지금이 그것을 꺼내어 실행에 옮기기 가장 좋은 타이밍일지도 모릅니다.
글 정인휴
KLC한국어전문학교 원장
유튜버 (까로나C)
재캄보디아한인회 교육이사






